우리나라 고유 가축 유전자원인 ‘제주흑우’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유전 정보가 처음으로 확보됐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제주흑우의 고기 생산량(도체중)과 밀접하게 관련된 주요 유전 부위 6개를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제주흑우는 현재 사육 규모가 1,593마리(흑우 501마리, 제주흑한우 1,092마리)에 불과해 안정적인 증식과 품종 유지가 시급한 품종이다. 단순한 개체 보존을 넘어 농가에서 지속적으로 사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번식과 성장 특성, 생산성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번 연구는 바로 그런 필요에서 출발했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은 제주흑우와 제주흑우-한우 교배축 255마리를 대상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게놈 전체를 분석하는 방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도체중과 밀접하게 연관된 6개의 유전 부위를 찾아냈다. 이 중 ‘SOX5’, ‘KLF6’ 유전자는 뼈와 근육 발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EIF2B3’, ‘PHACTR3’ 등도 도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후보 유전자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한 근육 발달, 세포 증식, 에너지 대사 등에 관여하는 생물학적 경로가 도체중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제주흑우의 성장 특성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로 평가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개체를 더욱 정확하게 선발하는 ‘유전체 선발 기술’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유전체 선발은 DNA 정보를 이용해 우수한 형질을 가진 가축을 조기에 가려내는 첨단 육종 기술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iology(Basel)」(2025년 11월, IF 4.3)에 게재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센터 김남영 센터장은 “이번 연구로 제주흑우 생산성과 관련된 유전 정보를 확보해 향후 유전체 선발 연구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제주흑우의 고유한 특성은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유전·육종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제주흑우와 제주흑우-한우 교배축(제주흑한우) 255마리를 대상으로 도축 후 조사된 도체중 자료를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소의 SNP 칩 데이터(유전자 변이를 대량으로 분석하는 도구)를 기반으로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을 실시, 도체중과 연관된 단일염기다형성(SNP) 및 유전체 영역을 도출했다. 그 결과 소의 3번, 5번, 6번, 10번, 13번 염색체 구간에서 유의미한 SNP를 검출했으며, 근육 형성, 지방 대사, 세포 신호전달 관련 경로와의 연관성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제주흑우의 유전적 기초 데이터를 활용한 개량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농가의 사육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