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건설사로부터 빌트인 가구와 시스템 가구 공급 입찰에서 가격 담합을 한 업체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 보도자료는 2025년 12월 30일 조간으로 배포된 자료를 기반으로 하며, 건설 프로젝트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입찰 담합 행위를 엄중히 다룬 결과다.
빌트인 가구는 아파트 벽면에 내장되는 주방 가구나 옷장 등을 의미하며, 시스템 가구는 모듈식으로 조립되는 사무용 또는 가정용 가구를 가리킨다. 건설사들은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이러한 가구를 필수적으로 설치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급 업체들이 사전에 가격을 맞춰 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에 가담한 업체는 총 10개사로 한코넥스, 에넥스코리아, 디엘케이코리아, 디자인리더스, 라노바, 리바트, 에스엠컴포즈, 에이원가구, 엘케이리빙, 한샘 등이다. 이들 업체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20여 개 건설사의 약 100건 이상 입찰에서 담합을 저질렀다.
담합 방식은 입찰 전 가격 정보를 공유하고, 특정 업체가 낙찰받도록 순서를 정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로테이션 담합'과 '손익분배 담합'이었다. 예를 들어, 한 업체가 낙찰받으면 다음 입찰에서는 다른 업체가 가격을 낮춰 받는 식으로 운영됐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불필요하게 높은 가격으로 가구를 구매하게 됐고, 궁극적으로 소비자 부담이 증가했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로 총 과징금 219억 3천만 원을 부과했다. 업체별로는 한샘이 93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리바트 36억 원, 한코넥스 28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한샘, 리바트, 한코넥스 등 3개사는 법 위반의 중대성을 고려해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나머지 업체들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로 마무리됐다.
이번 사안은 2023년 12월 공정위가 빌트인 가구 시장을 실태조사한 데서 비롯됐다. 조사 결과, 시장 내 소수 업체들이 시장을 독과점하며 담합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건설 발주 물품 입찰에서 반복되는 담합을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인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빌트인 가구와 시스템 가구는 아파트 인테리어의 핵심 요소로, 소비자들이 분양 계약 시 가격에 반영되는 부분이다. 담합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분양가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실제로 최근 아파트 분양가 급등 속에서 이러한 불공정 행위가 소비자 불만을 키웠다.
공정위는 제재 외에도 시장 교란 방지를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입찰 참여 업체 확대와 가격 정보 투명화 등을 통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제재는 건설업계와 가구 공급업체에 경종을 울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건설사 측은 입찰 과정에서 공급 업체의 담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발주자도 담합 감시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건설사들은 입찰 시 다각적인 업체 비교와 가격 검증을 강화해야 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단체들은 "분양가 안정화에 기여할 중요한 조치"라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공정위는 유사 담합 의심 사례 신고를 독려하며, 국민신문고나 공정위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를 받기로 했다.
이번 제재는 공정거래법상 입찰 담합 금지 조항을 위반한 명백한 사례로, 업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향후 유사 분야인 시스템 에어컨이나 타일 등 건설 자재 입찰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담합 제재가 과징금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형사 처벌로 이어져야 실효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고발된 업체들은 법정 구속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공정한 시장 질서를 강조하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건설 붐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