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무인 자율주행차의 안전운행 요건을 담은 '무인 자율주행차 안전운행 요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다 명확한 기준 아래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국민이 안전성이 확보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더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자율주행차 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국제기준이 국내 법제화되기 전이라도 기업이 무인 자율주행차에 대한 임시 운행허가를 받아 안전하게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기준을 정한 것이다. 레벨3는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대응하는 부분 자율주행인 반면, 레벨4는 비상시에도 시스템이 스스로 대응해 운전자 탑승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총 3차례의 기업 간담회를 열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해외에서 먼저 레벨4 상용화를 이룬 국가들의 허가 요건을 참고해 주행실적 기준을 정했고, 최근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에서 채택된 자율주행시스템(ADS) 국제기준의 용어체계도 일부 반영했다. ADS 국제기준의 세부 내용은 올해 안에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마련해 신속히 국내 법령에 반영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무인 자율주행차 운행을 위한 최소 주행실적으로 15,000km 이상의 실증 주행을 필수 요건으로 정했다. 다만, 3,000km 이상 주행한 동일 자율주행 시스템 및 제원의 차량에 한해 5대까지 주행거리를 합산할 수 있도록 해 자율주행 기업의 부담을 완화했다. 또한 시험운전자의 제어권 전환 간격이 160km당 1회 이하가 되도록 하는 요건도 포함됐다.
안전 설계 측면에서는 자율주행시스템의 이중화, 탑승객이 비상시 정지를 요청할 수 있는 하차 요청 버튼, 시스템과 별개로 작동하는 비상제동 기능 등을 의무화했다. 원격관제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원격 관제센터와 차량 간 양방향 통화 장치도 필수로 갖춰야 한다. 고장이나 운행영역(ODD) 이탈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원격 관제센터에 실시간 경고를 보내고 비상점멸표시등을 작동시킨 뒤 안전하게 정지하는 위험완화상태(MRC)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에는 원격 지원이나 긴급 출동 체계를 통해 차량을 안전지대로 이동시켜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계기로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자율주행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에 투입되는 전용차량은 단계적 무인화를 거쳐 레벨4 기술 실증에 활용할 예정이며, 그동안 전국 시범운행지구에서 레벨3 수준으로 운영돼 온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도 완전 무인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박준형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 운전자가 탑승하는 레벨3 자율주행차가 돌아다니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레벨4 수준으로의 도약이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국내 기업의 완전 무인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기술혁신과 안전성 확보가 조화를 이루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7월 7일부터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누리집(katri.kotsa.or.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임시운행허가 신청인의 편의를 위해 새롭게 개편되는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허가 가이드라인 3.0'에도 수록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 10일 자율주행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규제 개선 내용과 무인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절차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