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비타민 정제와 액상을 하나의 용기에 함께 담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소비자 수요에 맞는 다양한 일반의약품을 신속하게 공급하고 기업의 개발 부담을 덜기 위해 7월 3일 '의약품 표준제조기준'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6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식의약 안심과제'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국내 사용 현황과 해외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개선 사항을 반영했다.
의약품 표준제조기준이란 안전성과 유효성이 이미 입증된 일반의약품에 대해 성분, 함량, 효능·효과, 용법·용량 등을 표준화한 기준이다. 이 기준에 적합한 품목은 별도의 안전성·유효성 심사 없이 신고만으로(처리기간 약 10일) 제품을 출시할 수 있어, 제약사 입장에서는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타민 이중제형'의 허용이다. 현행 기준에서는 정제, 액제 등 단일 제형만 인정했기 때문에, 같은 성분과 함량이라도 액제와 정제를 함께 포장한 이중제형 제품은 별도의 허가·심사를 거쳐야만 했다. 이는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원인이었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으로 정제와 액제 등을 병용 포장한 이중제형을 '비타민 등 표준제조기준'에 공식 포함시켜, 소비자가 선호하는 형태로 더 다양한 제품이 신속하게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이중제형 제품의 경우 경구용 액제와 정제, 캡슐제, 과립제, 산제, 환제 등과 함께 복용할 수 있으며, 개봉 후에는 즉시 복용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추가된다.
이와 함께 감기약, 외용진통제, 외용진양제 등 각 효능 범위별로 신규 유효성분이 대거 추가된다. 먼저 감기약 표준제조기준에는 항염 및 항알레르기 효과가 있는 '글리시리진산 및 그 염류'와 '메퀴타진'이 새롭게 포함된다. 메퀴타진은 만 15세 미만에게는 용법이 인정되지 않으며, 감기약 등과 함께 복용 시 불면증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외용진통제 표준제조기준에는 '인도메타신', '피록시캄', '펠비낙', '산화아연'이 추가된다. 첩부제나 크림 등 고체 제형의 경우 100g 또는 1㎡당 최대·최소 농도 기준이 함께 마련되었으며, 해당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사용이 금지되고 임부는 주의해야 한다. 외용진양제 표준제조기준에는 부신피질호르몬 성분인 '히드로코르티손', '히드로코르티손 아세테이트', '프레드니솔론', '프레드니솔론 아세테이트'가 추가된다. 이 성분들은 수두 물집, 무좀·백선, 화농성 병변 부위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병변이 광범위하거나 임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사용 전에 의사·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일일 최대 복용량도 일부 증량된다. 대표적으로 비타민 C의 1일 최대분량은 현행 1,500mg에서 2,000mg으로 늘어난다. 관절 건강에 쓰이는 '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은 600mg(800mg)에서 600mg(900mg)으로 증량된다(괄호 안 분량은 만 19세 이상 성인 기준). 소화불량 치료제 등에 포함되는 '시메티콘'의 1일 최대분량은 0.18mg에서 0.5mg으로 대폭 늘어난다.
정장제(장 건강을 위한 약)의 표준제조기준도 명확해진다. 기존에는 정장생균성분(유익균) 배합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표준제조기준에 따라 품목을 신고할 때 혼란이 있었다. 이번 개정으로 국내 사용 현황과 해외 사례를 고려하여 2종 이상의 정장생균성분을 복합 배합할 수 있도록 기준이 명확히 정리되었다.
사용상의 주의사항도 최신 안전성 정보를 반영하여 정비된다.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 '아스피린알루미늄', '이부프로펜' 성분에는 호산구증가 및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약물반응(DRESS) 주의사항이 새롭게 포함된다. DRESS는 열, 발진, 림프절 병증, 얼굴 종창 등이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약물 부작용이다. 감기약 성분 '슈도에페드린'은 중증 급성 또는 만성 신장질환, 신부전 환자에게 주의하도록 명시된다. 외용진통제 성분 '살리실산글리콜'은 임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게 사용 주의 정보가 추가된다.
식약처는 이번 개정으로 소비자 수요에 부합하는 다양한 일반의약품 개발이 촉진되어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국민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과학적 지식과 규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매년 표준제조기준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시 개정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대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행정예고 기간은 7월 3일부터 23일까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