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중심의 경제 구조 대전환을 위해 국민성장펀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7월 3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에 참석해 지역 내 첨단산업 기업 및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난 1일 취임한 전재수 부산광역시장도 참석해 지방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참석자들은 지역 금융권과 산업계 대표들로, 대한항공, 크리스틴컴퍼니, 한국정밀소재 등 부산 및 동남권을 대표하는 기업과 시리즈벤처스, BNK벤처투자, KRUN벤처스 등 투자사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모두말씀을 통해 "지방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더 많은 자본 공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이는 "정보의 불균형과 생산시설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두터운 장벽으로 인해 지방으로 자본이 스스로 찾아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대전에서 개최한 정책금융 동행 약속처럼 지방에 더 낮은 금리, 더 높은 한도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지원 방안으로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의 40%를 지역에 투자하는 기존 목표에 더해 '지역전용리그'를 신설한다. 이 펀드는 매년 2,000억원씩 5년간 총 1조원 규모로 지방기업에 집중 투자되며,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지방소재 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오는 7월 중 3개 내외의 운용사를 선정해 하반기부터 자금 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억원 위원장은 "부산과 동남권은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을 보유한 해양도시로서 우수한 항만 인프라와 MRO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발전 잠재력이 큰 지역"이라며 "기존 강점에 첨단산업 대표기업 육성과 벤처생태계 활성화라는 새로운 자산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국민성장펀드 21개 승인사업 중 부산지역 기업이 없는데, 미래모빌리티 및 방산지원 프로젝트 등을 통해 부산에서도 국민성장펀드 승인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는 지역 기업과 투자사들의 구체적인 애로사항도 공유됐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다시 뛰는 부산은 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해 투자까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중앙부처 및 금융권과 협력해 지역기업들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벤처캐피탈인 시리즈벤처스 곽성욱 대표는 "지역에는 자본을 공급할 자생력 있는 운용사도 부족하지만, 자본과 산업이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도 부족하다"며 도심 내 접근성이 좋은 입지에 복합 인프라를 조성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BNK벤처투자는 "지역전용 세컨더리 펀드가 조성되면 지역 VC와 AC의 재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투자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 김해에 본사를 둔 대한항공은 "항공운항 관제, 무인기, MRO 등 사업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으며, 항공 Physical AI 및 지능형 전장관리 OS 등 무인기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역 학계와 생태계 협력, R&D 지원 등을 통해 미래항공 클러스터를 조성해 대·중·소 상생협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부산은 대규모 벤처펀드 결성과 창업인프라 확충을 통해 아시아 대표 벤처·창업생태계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부산지역의 성장이 전체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지역 금융기관과 긴밀히 협업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우리 경제 구조를 지역 중심으로 전환해 대도약을 이루려면 지역 첨단산업 기업 발굴·육성과 벤처 생태계 자생적 발전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제기된 지역운용사 인센티브, 지역 첨단생태계 기업의 자금 접근성 확대 등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현재 준비 중인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