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브루나이가 15년 만에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열고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는 지난 7월 1일 브루나이를 방문해 펭히란 노르하시마 브루나이 외교부 차관과 제5차 한-브루나이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에너지·인프라, 디지털 전환, 방산, 할랄, 해양플랜트,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한국이 브루나이의 최초 수교국 중 하나이며, 특히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서 오랜 신뢰를 쌓아온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최근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양국은 역내 에너지 공급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노르하시마 차관은 한국이 브루나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템부롱 대교 건설에 참여하는 등 인프라 분야에서 이룬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스마트시티 등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도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 차관보는 브루나이가 추진하는 국가 비전 2035의 핵심 축인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한국의 우수한 AI와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협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양국은 할랄, 해양플랜트산업, 보건·의료 등 분야에서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 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정 차관보는 신뢰할 수 있는 우방으로서 브루나이의 국방역량 강화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노르하시마 차관은 한국의 최첨단 방산 기술을 바탕으로 양국이 활발히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정 차관보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아세안 공동체 비전(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 평화와 안정의 파트너) 아래 아세안과의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브루나이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했다. 노르하시마 차관은 한국이 아세안과의 협력을 통해 역내 지속 가능한 성장과 평화·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브루나이도 한국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정 차관보는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설명하고 브루나이를 비롯한 아세안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양측은 한반도 문제와 남중국해 등 주요 지역 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함께 기여하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정책협의회는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열린 행사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국 간 신뢰에 기반한 전통적 우호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올 협력의 지평을 넓히는 동력을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 차관보는 정책협의회에 앞서 같은 날 오전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외교장관을 예방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과 지역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에리완 장관은 이번 정책협의회가 양국의 미래 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면서, 향후 고위급 교류와 양자 협의체를 활성화하며 긴밀히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정 차관보는 한-브루나이 관계 발전을 위한 에리완 장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협의회를 통해 양국은 전통적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고, 디지털 전환, 방산, 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실질적인 협력 성과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