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의 중장기 청사진을 내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월 30일 한전아트센터에서 해상풍력 업계 간담회를 열고 '해상풍력 중장기 입찰 이행안(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의 연도별 입찰 물량과 제도 운영 방향을 담은 최초의 중장기 계획이다.
해상풍력은 개발부터 인허가, 금융조달, 시공·운영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 산업이다. 터빈, 하부구조물, 전력케이블, 항만, 설치 선박 등 공급망과 기반시설 투자에도 수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해 업계는 그동안 10년 수준의 장기 이행안 마련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에서 향후 10년간 총 55GW 규모의 해상풍력 입찰 물량을 제시했다. 이는 매년 4GW 이상의 대규모 입찰 물량을 공고하는 것으로, 기존 우리나라 연간 공고 물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영국(연간 5GW), 독일(연간 4GW), 네덜란드 등 해상풍력 선도국들의 연간 입찰 계획 물량에 준하는 규모다.
특히 올해부터 2030년까지 향후 5년간은 28GW 수준의 입찰 물량을 우선 공고할 계획이다. 현재 발전사업허가를 받았거나 풍황 계측 등 준비 단계에 있는 사업들의 추진 상황, 입찰 수요, 인허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30년 보급 및 착공 10.5GW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입찰 체계는 당분간 기존 고정가격 경쟁입찰과 '해상풍력 보급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풍법)'에 따른 발전지구 경쟁입찰을 병행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운영된다. 기존 경쟁입찰은 2033년까지 총 31GW 규모로 운영하고, 발전지구 경쟁입찰은 2029년 하반기 2GW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연간 2GW, 2031년부터 2035년까지 매년 4GW씩 공고해 총 24GW 규모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 계획입지 기반의 발전지구 경쟁입찰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취지다.
정부는 대규모 물량 공고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입찰에서 최소 2대 1 이상의 유효 경쟁률을 확보해 해상풍력 계약단가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해상풍력 밀집지역 공동접속설비 확대, 해풍법 기반 발전지구 경쟁입찰 도입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현재 기존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 폐지를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이에 따라 2027년 이후부터는 RPS 개편과 장기고정가격 계약시장 도입에 맞춰 새로운 입찰 운영 방식과 선정 절차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업계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해상풍력 경쟁입찰 제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번 이행안은 10년 계획으로 제시되지만, 시장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3년마다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보급 실적, 기반시설 확충 상황, 제도 개편, 업계 수요, 발전지구 지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정기적으로 재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3년 이내에도 보완할 예정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은 "해상풍력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원이며, 우리 제조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연관 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국가 전략 산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업계의 수요를 반영해 중장기 입찰 물량을 제시함으로써, 사업자·금융기관·공급망 기업 등 해상풍력 업계의 예측 가능성과 투자 안정성이 보다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안정적인 입찰 물량과 예측 가능한 제도 운영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보급을 확대하고, 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해상풍력의 산업·가격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해상풍력 기반시설 확충 및 보급계획'을 통해 2030년 준·착공 10.5GW, 2035년 누적 보급 25GW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이행안은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후속 실행계획 성격으로, 단년도 입찰 공고를 넘어 중장기 입찰 경로와 제도 전환 방향을 구체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