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활동하는 우리 기업들의 세금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 국세청장이 머리를 맞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6월 25일 서울에서 마이 쑤언 타잉 베트남 국세청장과 제25차 한·베트남 국세청장 회의를 개최했다. 베트남은 한국의 세 번째로 큰 교역국이자 한국 기업이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로, 제조·건설·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해 있다. 특히 베트남은 생산기지로서 중요성이 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세정 협력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번 회의에서 임 청장은 베트남 진출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 가지 세정 지원을 집중 요청했다.
첫째, 부가가치세(VAT) 환급 문제다. 일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부가가치세를 제때 환급받지 못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환급 절차가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베트남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둘째, 이전가격 사전승인(APA) 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APA는 다국적 기업이 관계사 간 국제거래에서 적용할 정상 가격을 미리 과세 당국과 협의해 결정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기업은 세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임 청장은 베트남 측의 조직개편과 법령 개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협의를 신속히 진행해 줄 것을 제안했고, 마이 쑤언 타잉 청장은 이에 화답하며 협의를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셋째, 글로벌최저한세 자동정보교환협정 가입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글로벌최저한세는 매출액이 7억5000만 유로(약 1조1000억원)가 넘는 다국적 기업에 적용되는 제도로, 실효 세율이 15%에 미달하면 차액만큼 추가 과세한다. 현재 베트남은 이 제도를 국내법으로 도입했지만 관련 정보교환 협정에는 가입하지 않아,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각각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협정에 가입하면 한 곳에만 신고서를 내면 돼 기업 부담이 줄어든다. 임 청장은 필요한 경우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제안했다.
양국 청장은 세정 협력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과 세법 개정 정보도 공유했다. 임 청장은 한국 국세청이 추진 중인 '국세행정 AI 대전환' 방향을 소개했다. 한국 국세청은 보안과 세무 전문성을 갖춘 전용 AI를 구축해 납세자 맞춤형 자료를 제공하고, 전산 자료뿐 아니라 업무 매뉴얼 같은 비정형 자료도 수집해 탈세 적발이나 세무 상담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이 쑤언 타잉 청장은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베트남의 개정 '조세 관리법'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이번 개정에는 APA 절차 개선 등 우리 기업에 긍정적인 요소가 포함됐다. 예를 들어, 그동안 APA 협상 과정에서 활용하기 어려웠던 외부 상용 데이터베이스(DB)를 사용한 정상 가격 산출 방식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앞으로 APA 처리가 더 신속하고 투명해질 전망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 애로를 적극 해소하고, AI 기술을 접목한 세정 노하우를 세계와 공유해 글로벌 세정 강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