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 지식재산(IP)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직무발명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K-콘텐츠 불법유통을 강력히 차단하는 등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위원장 이광형)는 지난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1차 본회의를 열고 창의적 연구활동 촉진을 위한 직무발명 제도개선 방안, 저작권 보호 실효성 제고 방안, 출원 중인 산업재산정보의 국가 안보 목적 활용 방안, 2025년도 시행계획 점검평가 우수사업 성과 등 4개 안건을 심의·확정했다.
먼저 직무발명 제도가 손질된다. 직무발명이란 연구자가 회사에 소속된 상태에서 한 발명을 의미하는데, 이 발명을 회사가 승계하고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 중 장기간 활용되지 않는 '미활용 특허'가 많았지만, 이를 연구자에게 반환하는 절차가 복잡해 우수 기술이 사장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불필요한 포기특허 반환 통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잠자던 특허가 신속히 연구자에게 돌아가 산업 현장에서 재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민간기업의 자발적인 직무발명 도입을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한다. 직무발명 제도를 도입하거나 우수 인증을 받은 기업에는 정부 지식재산 지원사업과 R&D 과제 참여 시 가점을 부여하고, 우수기업 인증 유효기간을 현행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재인증 부담을 덜어준다. 아울러 대학과 공공연이 기업과 공동 소유한 지식재산에 대해 기업이 사업화 수익을 정당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보상금 분쟁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산업재산권 분쟁조정 기능도 강화한다.
K-콘텐츠 보호를 위한 저작권 법적 기반도 크게 강화된다. 디지털 기술을 악용한 불법유통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5월 11일부터 '긴급차단제도'가 시행됐다. 권리침해가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불법사이트는 적발 즉시 차단 명령이 내려진다. 시행 첫날부터 지난 22일까지 총 480건의 긴급차단 명령이 인터넷서비스 제공자에게 통지됐으며, 실제로 불법 웹툰 사이트 폐쇄 후 작가들의 유료 수익이 늘었다는 사례도 보고됐다.
오는 8월 11일부터는 고의적인 저작권 침해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된다. 형사처벌 기준도 기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된다. 불법복제물 접근 링크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도 저작권 침해로 간주돼 처벌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관계 공무원이 불법복제물 수거·폐기·삭제를 위해 현장에 출입해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명시된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을 위해 3년 주기의 저작권 보호 종합대책 수립도 의무화된다.
국가 안보 차원의 조치도 마련됐다. 출원 중인 산업재산정보는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등 공개 전 최신 기술정보를 담고 있어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정부는 국가기관이 요청하는 정보 제공 절차를 명확히 하고, 정보제공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제공 조건의 적정성을 엄격히 판단한다. 출원인의 권익과 미공개 정보의 철저한 보안을 위한 사후 관리 체계 지침을 7월 중 제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5년도 국가지식재산 시행계획 점검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된 3개 사업의 성과도 공유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공패키지'는 청년 창업자를 발굴해 창업공간, 사업화자금, 교육·코칭, 투자유치 등 전 과정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5년 사업화 성공률(매출 1백만 원 이상 창출)이 78.3%로 전년 대비 5.9%포인트 상승했고, 유니콘 기업 29개와 코스닥 상장사 7개를 배출했다. CES 2026에서는 최고혁신상 2개사를 포함해 총 28개사가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중소기업 간 IP 공정거래 촉진' 과제는 민간 기술보호 감시관 12명을 위촉해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자동차 부품 업종 등 5개 기업의 기술유용행위를 적발해 총 17억 3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기술유용 사건 최초로 동의의결을 개시해 약 34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확정하는 등 공정거래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대전광역시는 'IP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지역 유망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가치평가, 해외권리화 등 359건을 지원해 1,968억 원의 매출 증대와 405명의 고용 창출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원 기업인 알테오젠의 기술 이전 국제분쟁 리스크를 완화하고, 노타의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을 견인하며 지식재산 허브도시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지식재산은 기술혁신과 산업경쟁력의 근간이자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이라며 "직무발명 제도개선으로 우수 인재와 특허를 확보하고, 저작권 보호와 산업재산 정보 활용 체계 정비로 K-콘텐츠와 첨단기술을 빈틈없이 지켜 국가 지식재산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