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권대영)는 지난 6월 24일 제12차 회의를 열고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3개 기업과 이들 회사의 감사 과정에서 절차를 소홀히 한 회계법인 및 공인회계사에 대해 제재 조치를 의결했다.
이번 조치는 기업의 분식회계나 부실 감사를 막기 위한 정기적인 감리 결과에 따른 것으로,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당국의 엄정한 대응이 반영됐다.
조치 대상에는 ㈜아센디오, 의왕백운프로젝트금융투자㈜, 명가유업㈜ 등 3개 회사가 포함됐다. 이들 회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회계처리 기준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들 회사에 과징금 부과(금액은 추후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와 함께 앞으로 일정 기간 감사인을 지정받도록 하는 조치를 내렸다.
㈜아센디오는 영화·비디오물·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업을 영위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이다. 이 회사는 손상징후가 있는 종속기업(자회사) 투자주식에 대해 손상차손(자산 가치 하락분을 비용으로 처리)을 인식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19년 약 295억 원의 손상차손이 누락됐다. 회사는 감사인 지정 3년 조치와 함께 전 재무담당 임원에 대해 해임(면직) 권고 조치를 받았다.
의왕백운프로젝트금융투자㈜는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하는 비상장법인이다. 이 회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여러 회계연도에 걸쳐 재고자산(용지)과 부채(미지급비용·충당부채)를 과소계상하고, 매출원가를 잘못 처리해 재고자산과 자기자본을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예정사업비 중 공공기여 사업비를 자산과 부채로 인식하지 않았고, 공동주택 취득세를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잘못 계상하는 등의 위반이 있었다. 이 회사는 감사인 지정 1년 조치를 받았다.
명가유업㈜은 액상시유 및 기타 낙농제품을 제조하는 비상장법인이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계열사와의 자금거래를 매출과 매입으로 가장하거나, 제3의 거래처를 이용한 외부 자금 조달 목적으로 허위 매출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를 왜곡한 것으로 적발됐다. 위반 금액은 2017년 약 75억 원에서 2024년 약 81억 원까지 매년 수백억 원대에 달했다. 이 회사는 감사인 지정 3년과 함께 대표이사에 대해 해임 권고 및 직무 정지 6개월, 전 담당 임원에 대해 해임(면직) 권고 상당의 조치가 내려졌다.
회사에 대한 제재와 별도로, 이들의 감사인으로 활동한 회계법인과 공인회계사들도 감사 절차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징계를 받았다.
㈜아센디오의 감사인인 태율회계법인은 2019년 감사에서 종속기업투자주식 손상차손 관련 감사 절차를 충분히 수행하지 않아 회계 위반을 감사의견에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태율회계법인은 과징금(금액 추후 결정)과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50%, 그리고 ㈜아센디오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3년 조치를 받았다. 소속 공인회계사 1명은 ㈜아센디오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4년, 주권상장·지정회사·대형비상장 감사업무 제한 1년, 직무연수 16시간을 명령받았다.
의왕백운프로젝트금융투자㈜의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2019~2023년 감사)은 재고자산 및 부채 과소계상, 매출원가 계상 오류 등에 대한 감사 절차를 소홀히 했고, 이로 인해 회사의 회계 위반을 감사의견에 반영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대주회계법인은 과징금(금액 추후 결정)과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20%, 해당 회사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2년 조치를 받았다. 소속 공인회계사 2명은 해당 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 주권상장(코스닥·코넥스 제외)·지정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 직무연수 6시간 또는 4시간을 각각 명령받았다. 또 다른 3명의 공인회계사는 해당 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 지정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 직무연수 4시간 또는 2시간 조치를 받았다.
명가유업㈜은 감사인이 기간에 따라 여러 곳으로 변경됐다. 먼저 2017~2019년 감사인인 소낭공인회계사감사반(제97호)은 허위 매출·매입 관련 감사 절차를 소홀히 한 혐의로 과징금(금액 추후 결정)과 해당 회사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2년 조치를 받았다. 소속 공인회계사들은 각각 다른 수준의 제한과 직무연수(6시간·4시간)를 명령받았다.
2020년 감사인인 정명회계법인은 같은 이유로 과징금(금액 추후 결정)과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20%, 해당 회사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2년 조치를 받았다.
2021~2024년 감사인인 현도공인회계사감사반(제425호)도 동일한 위반으로 과징금(금액 추후 결정)과 해당 회사 감사업무 제한 2년 조치를 받았다. 소속 공인회계사 2명은 각각 해당 회사 감사업무 제한 2년 또는 1년, 주권상장·지정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 직무연수 8시간 또는 6시간을 명령받았다.
이번 조치는 회계 투명성을 훼손하는 기업과 제대로 감사하지 않은 회계법인 모두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명가유업의 경우 8년 가까이 지속된 분식회계가 적발됨에 따라 감사인 교체에도 불구하고 부실 감사가 반복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향후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며, 이번 조치를 통해 기업의 재무제표 신뢰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