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데이터센터, 보험업계에 '복합 리스크'로 부상…보험료 시장 급변 예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지자체와 산업계의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 시설들이 지닌 독특한 보험 리스크가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의 AI 인프라 확충 정책과 지역 단위 데이터센터 유치 논의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보험업계는 기존의 일반 대형 건물과는 전혀 다른 리스크 구조를 가진 '복합 인프라'로 이 시설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최근 AI 산업이 급속도로 확장되며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보관 공간을 넘어 국가 디지털 인프라로 재평가되고 있다. 주요 정보통신(ICT) 및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컴퓨팅 자원 확보에 나서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지역 발전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데이터센터를 전력·냉각·통신·장비·사이버 위험이 결합된 복합적 위험 구조물로 분류하고 있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가 일반 건물처럼 단순히 화재보험 하나만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건설공사보험, 공사지연 손실보험, 재물보험, 기업휴지보험, 배상책임보험, 사이버보험, 장비 운송보험 등 다각도의 보험 상품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력 리스크는 데이터센터 보험 인수심사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데, AI 서버와 GPU 장비가 대규모 전력을 지속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수전 용량, 변전설비, 예비전력, 무정전전원장치(UPS), 비상발전기, 송전망 안정성 등이 보험 인수 조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 변화도 주목…액체냉각 도입 시 '누수·부식' 리스크 커져
고성능 AI 서버의 확산으로 수랭식이나 액체냉각 방식 도입이 늘어나면서 손해보험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냉각 방식 변화는 누수, 부식, 전기설비 손상, 서버 손상 등에 대한 관리 필요성을 높인다. 보험사는 냉각수 확보 방식, 이중 냉각 체계, 누수 감지 장치, 방수 구획, 배수 설계 등을 주요 인수심사 항목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장비 단가와 집적도가 높아 작은 냉각 장애도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히 액체냉각 설비는 기존 공장이나 일반 건물과 다른 방식의 손해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보험시장은 이미 데이터센터 전용 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스위스리(Swiss Re)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보험료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고, 에이온(Aon)과 마쉬(Marsh) 등 글로벌 보험중개사들은 건설·운영·사이버·기업휴지 리스크를 통합한 보험 프로그램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재물보험 시장을 넘어 복합 인프라 보험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보험이 보험료 수입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사고 발생 시 손실 규모가 매우 커질 수 있다며 국내 보험사가 자체 보유 위험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는지, 재보험 조건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