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 6단계로 예측하는 기준 마련(6.22.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위험을 6단계로 세분화해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마련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 치매 환자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혈액검사, 뇌영상, 임상 정보를 통합한 새로운 예후 체계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사업(BRIDGE)을 통해 구축된 한국형 치매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됐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기억력에 문제가 없는 인지정상 단계에서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경과를 보인다. 하지만 같은 인지 단계에 있더라도 개인마다 질병 진행 속도와 악화 위험이 크게 다를 수 있다. 특히 최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도입과 조기 개입 연구가 확대되면서,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를 정밀하게 구분하고 장기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국내 노인성 치매 환자 코호트 참여자 1,263명(인지정상 224명, 경도인지장애 779명, 치매 260명)의 인지기능 검사 결과, 혈액검사, 뇌영상 검사, 나이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인지상태 중심 3단계 분류(인지정상-경도인지장애-치매)보다 더 세밀하게 진행 위험을 구분할 수 있는 6단계 예후 체계(Stage 0, I, II, III, IVA, IVB)를 개발했다.

분석 결과, 단계가 높을수록 인지기능과 일상기능 저하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기존의 인지상태 분류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웠던 진행 속도의 차이를 다양한 정보를 통합해 단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인지정상군에서는 혈액 내 GFAP와 pTau217, 경도인지장애군에서는 뇌 MRI 해마 용적과 pTau217, 치매군에서는 연령과 pTau217이 예후 위험군 구분에 주요하게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혈액 pTau217은 인지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 전 단계에서 지속적으로 예후 예측에 기여하는 핵심 지표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향후 질병 경과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진행 위험이 높은 대상자에 대한 조기 선별, 추적관찰 및 상담, 조기 개입 연구의 우선순위 설정, 예후 예측 모델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예후 체계는 치료 여부를 직접 결정하는 임상 도구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진행 위험을 연구 목적으로 구분하기 위한 예측 체계다. 실제 치료제 사용 여부는 아밀로이드 병리 확인, 치료 적합성 평가, 안전성 평가 등 별도의 임상적 판단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은 같은 인지단계에서도 진행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장기추적 코호트에서 축적된 여러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토대로 한국인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경과를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예후 예측 연구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 김원호 부장은 "이번 성과는 치매 코호트에 축적된 임상정보와 영상, 혈액 바이오마커 자료를 연계 분석해 도출한 결과"라며 "앞으로 유전체와 생체자원, 생활습관 정보 등을 추가로 연계해 치매 진행 예측모델을 고도화하고, 맞춤형 예방·관리 전략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치매는 고령사회에서 국민 부담이 큰 대표적인 뇌질환으로, 조기 발견뿐 아니라 진행을 늦추기 위한 과학적 근거 마련이 중요하다"며 "질병관리청은 한국인 특성을 반영한 치매 연구자원을 지속적으로 축적·개방해 치매 극복과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 사용된 노인성 치매 환자 코호트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주관하는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의 일환으로 구축됐다. 이 사업은 국내 여러 대학 및 의료기관과 협력해 뇌질환 코호트를 중심으로 산재된 연구 인프라를 통합하고 연계하는 국가 연구 인프라 사업이다. 삼성서울병원이 주관 연구기관을 맡고 있으며, 전국 18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코호트는 65세 이상에서 발병한 알츠하이머병 치매, 피질하혈관성 치매, 루이체치매 및 경도인지장애 환자, 주관적 인지기능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상정보, 인체자원(혈청, 혈장, DNA 등), 뇌영상(MRI, 아밀로이드 PET, 타우 PET), 유전체 정보를 수집하며, 1년 주기 임상검사와 3년 주기 혈액검사 및 뇌영상 검사를 통해 추적 조사가 이뤄진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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