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민간 기술의 군사적 활용이 늘어나면서, 세계 주요국들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핵심 제조업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계, 배터리, 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도 수출시장 확대와 원자재 수급 등 경영활동 전반에서 다양한 산업안보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6월 1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무역안보관리원에서 제2회 '민관 산업안보 대화'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기계·배터리·자동차 업종의 주요 기업과 공작기계산업협회·배터리산업협회 등 유관 단체가 참석해 최근 국제 정세 변화와 산업안보 현안을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먼저 주요국들의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동향, 희토류와 핵심광물 관리 강화 조치, 국제 수출통제체제 내 논의 안건 등 다양한 현안이 공유됐다. 이어 각 업종별로 잠재적 위험을 발굴하고 기업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비공개 면담이 진행됐다.
기계 업종의 경우, 첨단 공작기계는 무기를 포함한 군사용품 제작에 활용될 수 있어 국제 사회가 핵심 수출통제 품목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은 해외 수출 시 최종 용도를 주의 깊게 확인하고, 수출대상국에 따라 적절한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의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자리에서 이런 상황을 기업들과 공유하고 관련 제도 개선에 관한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배터리 업종은 양극재와 음극재의 원료가 되는 각종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생산의 관건이다. 최근 여러 국가들이 자국산 광물 등 원자재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추세 속에서, 정부는 배터리 업계와 함께 현재 직면한 산업안보 위험을 점검하고 대체 공급선 발굴 등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공감대를 형성했다.
자동차 산업은 엔진·모터부터 차체, 전장부품에 이르기까지 완성차 생산을 위해 고도화된 부품·소재 공급망을 운용하는 복합 업종이다. 따라서 희토류·광물 등 공급망 상류뿐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등 중·하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광범위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김태우 무역안보정책관은 "급변하는 경제안보 환경 속에서 우리 제조업이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우리 수출산업이 대체 불가능한 핵심 기술을 확보해 산업안보 차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과 함께 논의하고 현장 중심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4월 반도체·AI 분야를 시작으로 이번 민관 산업안보 대화를 출범했으며, 이번 기계·배터리·자동차 분야에 이어 하반기에는 방산·로봇·항공우주 등 업종을 대상으로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주요 제조업종의 산업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