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시행 중인 '2026년 사이버성폭력범죄 집중단속'의 중간 성과를 16일 발표했다. 지난 6개월간 성착취물 및 불법 성영상물의 제작·유포·소지 등 사이버성폭력 사범 총 1,446건, 1,506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87명을 구속했다. 또한 범죄 수익 5억 원 상당을 압수하거나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하는 등 경제적 유인을 차단하고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번 단속에서 경찰은 특히 추적과 검거가 어려운 해외 서버 기반 불법사이트와 해외 누리소통망(SNS) 플랫폼에서의 성착취물 유포 범죄를 핵심 대상으로 삼았다. 시도청 전담수사팀을 주요 불법사이트에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해 집중 수사한 결과, 성매매·도박사이트 광고 등 영리 목적으로 8개의 성착취물 유포사이트를 운영한 피의자 2명을 검거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이들은 아동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 등 12만 건의 영상물을 게시·유포하고 도박사이트 광고 수익 10억 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SNS에서 발생하는 범죄에도 적극 대응했다.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과 1개월간 아동성착취물 범죄 특별단속을 실시해 225명을 검거(구속 19명 포함)했다. 또한 개인의 신상정보와 성착취물, 허위 명예훼손 게시글을 올려 낙인을 찍는 이른바 '박제방' 채널 운영자들을 위장수사를 통해 구속 송치했다. 텔레그램 비공개 채널을 개설해 참여자들로부터 성착취물과 신상정보를 의뢰받아 유포한 운영자 3명이 검거됐다.
해외 서버 뒤에 숨은 운영진과 공급망을 검거하기 위해 국제공조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사진을 이용해 성적 허위영상물을 제작하고 수사기관을 사칭해 금품을 요구하는 신종 피싱 범죄를 총괄한 피의자를 말레이시아에서 국제공조로 검거했다. 경찰은 원본 서버 및 자금 흐름 분석 등을 통해 유통망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위장수사도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6월 개정 성폭력처벌법 시행으로 위장수사 범위가 아동·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피해자로 확대되면서, 단속기간 중 377건의 위장수사가 실시돼 전년 대비 246% 증가했다. 이를 통해 181명(구속 17명)을 검거했다.
피해자 보호 조치도 강화됐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및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단속기간 중 37,687건의 피해영상물 삭제·차단을 요청하고 피해자 연계를 실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수치다.
국제적 공조도 한층 강화됐다. 미국에서 지난 5월 19일부터 시행된 '테이크 잇 다운 법안(Take It Down Act)'은 허위영상물(딥페이크) 등 비동의 성적영상물에 대한 최초의 연방법으로, 성인 피해자를 포함한 형사 처벌 규정과 함께 플랫폼에 48시간 내 콘텐츠 삭제 의무를 부과한다. 경찰은 이 법안을 활용해 수사 중인 사이트의 호스팅 업체 등을 상대로 피해영상물 삭제를 요청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7월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이 차단을 회피하는 데 악용했던 임시저장서버(CDN) 사업자에게도 불법정보 유통 방지 의무가 부과됐다. CDN은 원본 데이터를 전 세계 분산 서버에 복제·저장해 이용자에게 빠르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그동안 불법 콘텐츠 유통에 악용돼 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성착취 영상물이 더 실효적으로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속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며 급증했던 허위영상물(딥페이크)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경찰은 이는 허위영상물 범죄에 대한 법적 규제 강화와 강도 높은 집중단속을 통해 '허위영상물 성범죄는 반드시 처벌되는 중대 범죄'라는 경각심이 확고히 자리 잡은 결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개정 성폭력처벌법 시행으로 허위영상물 제작 범죄의 구성요건 중 '반포 등의 목적'이 삭제되고 소지·구입·저장·시청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허위영상물 성범죄가 단순 영상 합성을 넘어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거나 피싱·개인정보 유포 등 타 범죄와 결합하는 형태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 이에 경찰은 딥페이크 탐지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집중단속 체계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피의자 연령대는 10대가 46.9%로 가장 많았고, 20대(31.2%), 30대(14.4%), 40대(4.7%), 50대 이상(2.7%) 순이었다. 디지털 매체 접근성이 높은 10대와 20대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경찰은 상반기에 사이버 예방 교육과 청소년을 겨냥한 짧은 영상 등 온라인 홍보를 병행했다. 하반기 단속기간에도 학교전담경찰관을 통해 사이버성폭력 예방 교육 및 홍보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경찰청 박우현 사이버수사심의관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추적 회피 수법도 고도화되고 있으나, 적극적인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며 "관계기관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의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해 실효적 조치를 강화하는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