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10명 중 8명이 가계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농식품 구매에서도 할인·특가 상품을 찾고 가정 내 조리를 늘리는 등 소비 행태가 크게 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수도권 소비자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고유가와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 지출 부담과 농식품 구매 행태 변화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소비 유형 변화에 대응한 농업기술 개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5%는 고유가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가계 지출 및 소비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출을 줄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5.5%였으며, 지출을 줄인 주요 항목은 교통·에너지비(35.0%)와 외식·배달비(37.6%)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40대(68.6%)와 50대(67.6%)의 지출 감소 경험 비율이 30대 이하(61.7%)나 60대 이상(62.6%)보다 높았다.
농식품 구매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3.6%가 농식품 구매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고유가와 물가 상승 이후 외식·배달을 줄이고 가정 내 조리를 늘렸다는 응답은 67.3%에 달했다. 중동전쟁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외식·배달·포장 이용 비율이 33.9%에서 22.4%로 11.5%포인트 감소한 반면, 가정 내 직접 조리 비율은 42.2%에서 54.2%로 12.0%포인트 증가했다.
농식품을 구매할 때는 할인·특가 상품을 구매한다는 응답이 34.1%로 가장 높았고, 필요한 양만 구매(27.4%), 다른 품목으로 대체(17.0%) 순이었다. 다른 품목으로 대체할 때는 가격 부담이 낮은 식품군으로 이동한다는 응답이 68.4%를 차지했다. 중동전쟁이 지속될 경우 농식품 구매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59.8%였으며, 줄일 의향이 있는 품목은 과일·과채류(33.2%), 육류(26.1%), 가공식품(23.6%) 순이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대상자의 소비 계획을 살펴보면, 지원금을 농식품(39.5%), 생활필수품(19.0%), 외식·배달비(17.4%), 교통·에너지비(15.5%)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피해지원금의 평균 54.1%를 농식품 구매에 쓸 계획이라고 응답한 점이 눈에 띈다.
지급 대상자의 48.0%는 피해지원금을 받으면 평소 가격 부담으로 구매를 망설였던 농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51.9%는 지원금에 본인 비용을 더해 추가로 소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지원금이 추가 소비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지원금 사용 계획 비목에 따라 농식품 품목별 구매 의향에는 차이가 있었다. 지원금을 농식품이나 외식·배달비로 사용하겠다는 소비자는 과일·과채(31.8%)와 육류(30.8%) 구매 의향이 뚜렷했다. 반면 생활필수품이나 교통·에너지비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농식품 구매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미수급자의 경우 농식품 구매 감소 비율이 더 높았다. 미수급자 중에서는 과일·과채류(48.4%)와 육류(45.0%) 구매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았고, 채소류(22.7%), 곡물류(17.8%)가 뒤를 이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 유형 변화에 대응한 농업기술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외식 감소와 가정 내 조리 증가 등 소비 유형 변화를 고려해 가공·밀키트 활용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고, 농식품 가격 부담 완화를 위해 수량성이 높은 다수확 품종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신선 소비용, 가공용 등 활용 목적별 품질·규격·수량 특성을 고려한 재배 기술을 개발·보급하고, 밀키트와 전처리 농산물 등 간편조리용 농식품의 활용 확대를 위해 저장성 향상과 신선도 유지 등 저장·품질관리 기술 개발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고물가 상황에서 농식품 소비를 지속·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농산물 가격 관리(50.9%)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소비자 맞춤형 상품 개발(16.3%), 농식품 구매 할인 지원(15.8%), 유통 단계 축소(12.6%) 등이 뒤를 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