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이 돼지 농가의 가을 번식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수퇘지가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자 운동성과 생존성이 떨어지고, 이 영향이 몇 주 뒤 정액 품질 저하로 나타나 가을철 임신율(수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액 품질은 수퇘지의 건강 상태와 영양 수준, 채취·보관 환경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특히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는 정자 운동성, 생존성, 정상 정자 비율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영향은 즉시 나타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정액 품질 저하로 드러나기 때문에, 폭염 이후 6∼8주 동안 정액량과 정자 운동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8월 더위는 특히 9∼10월 임신율 저하와 재발정(다시 발정이 오는 현상)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수퇘지 자체 관리도 중요하다. 후보 수퇘지는 생후 6∼7개월에 성적 성숙이 진행되지만, 실제 번식에 활용하려면 체형과 정액 상태를 확인한 뒤 8개월령 이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 너무 잦은 정액 채취는 정액량과 정자 수를 줄일 수 있으므로 일정한 채취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농가에서는 돼지 사육 공간(돈방)의 온도와 환기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송풍기와 환기팬, 냉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충분한 물을 공급하고, 사료 섭취량 감소와 체형 변화도 함께 살펴야 한다.
정액 채취 시 위생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여름철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 세균이 증식하기 쉬우므로, 채취 전에는 수퇘지의 하복부와 포피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채취 컵과 검사 기구는 세척·소독·건조한 뒤 사용하고, 정액 채취실과 보관 시설도 자주 청소하고 소독한다. 정액이 세균에 오염되면 정자 운동성과 생존성이 떨어지고, 어미돼지의 생식기 질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채취한 정액을 보관할 때는 온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인공수정용 액상 정액은 전용 보관고에서 17∼18도로 유지해야 한다. 보관 온도가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정자 운동성과 생존성이 떨어지고, 20도 이상에서는 정자 대사 활동이 증가해 보존 기간이 짧아진다. 농장에 정액이 도착하면 즉시 전용 보관고에 넣고, 사용 전에 색과 냄새, 침전 여부, 유통기한, 보관 온도 기록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정액을 교배 공간(교배사)으로 이동할 때는 보온 상자를 이용해 급격한 온도 변화를 막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여름철 수퇘지 건강과 위생, 정액 보관 온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가을철 수태율 저하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시원한 시간대에 채취와 훈련을 실시하고, 정기적으로 체형 상태와 건강 상태를 기록할 것을 권장한다. 가을철 번식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름철부터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