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은 2026년 6월 '이달의 재외동포'로 故이수길(1928-2023) 의학박사를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박사는 1960년대 한국 간호사들의 독일 진출을 주선해 한·독 양국의 인적·문화적 교류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이수길 박사는 1960년대 독일 마인츠 대학 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근무하던 중, 독일 의료계의 심각한 인력 부족 상황을 목격했다. 그는 이 사실을 한국 정부에 알리고 한국 간호사들의 독일 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1965년에는 독일 내 10여 개 병원에 직접 서신을 보내 한국 간호사 채용 의사를 타진했고, 우리 정부와 협의해 간호사 파독을 주선했다. 그 결과 1966년 128명의 간호사가 처음으로 독일로 향했다.
당시 해외 출국 자체가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지만, 이 박사는 채용 과정부터 비자 발급까지 직접 챙기며 간호사들이 무사히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파독 간호사들이 낯선 타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차별 없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힘썼다. 이후 1975년까지 1만여 명의 한국 간호사들이 독일로 파견됐고, 이들이 송금한 외화는 우리나라 경제 개발과 산업화 과정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파독 간호사들은 독일 내 동포 사회를 형성하며 한·독 우호 관계 증진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 박사는 인도주의적 실천과 한·독 교류에도 기여했다. 독일 마인츠에 한독협회를 창설하고 회장을 맡아 양국 교류를 이끌었으며, 한국의 선천성 심장기형 아동 30여 명이 독일과 미국에서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장애아동 지원단체인 '한국소아마비협회'의 전신 '삼애회' 발족에도 기여하는 등 활발한 인도주의 활동을 펼쳤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리 정부는 1987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1998년 독일 정부는 국가공로십자훈장을 수여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파독 간호사들은 머나먼 타국에서 묵묵히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라며 "이수길 박사는 그 길을 처음 열고 뒤에서 든든히 지원한 숨은 주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파독 간호사 독일 진출 60년이 되는 해"라며 "이수길 박사와 파독 간호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