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6월 9일 오후 4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강당에서 CJ제일제당 및 (사)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와 ‘희귀질환자 특수식 구매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만 19세 이상 선천성대사이상질환 환자들이 저단백 즉석밥을 보다 쉽고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힘을 모은 결과다.
선천성대사이상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단백질 성분을 섭취하면 체내에 독성 물질이 쌓여 장애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희귀질환이다. 페닐케톤뇨증 등 28개 질환이 해당하며, 환자는 평생 동안 단백질 함량을 엄격히 조절한 특수식을 먹어야 한다. 저단백 즉석밥은 이런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식품이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생산과 공급이 제한적이었다.
그동안 만 19세 미만 환아는 보건복지부의 ‘선천성대사이상질환검사 및 환아관리사업’을 통해 저단백 즉석밥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왔다. 하지만 만 19세 이상이 되면 정부 지원이 끊겨 개별적으로 제품을 구매해야 했고, 국내 유일 생산업체인 CJ제일제당의 온라인몰에서 남은 재고 물량을 경쟁해 사거나 되팔이 상품을 비싼 값에 사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시중에서는 개당 8,500원에서 13,000원에 거래되기도 했고, 일본 직구 제품을 이용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이런 어려움이 해소될 전망이다. 19세 이상 선천성대사이상질환자는 오는 7월 1일부터 희귀질환 헬프라인(helpline.kdca.go.kr)을 통해 분기별로 저단백 즉석밥을 사전 주문할 수 있다. 7월 1일부터 15일까지 3분기 신청을 받아 8월부터 순차적으로 배송한다. 구매 단가는 개당 1,700원으로 1박스(24개) 단위로 주문 가능하며, 분기당 최대 10박스(240개)까지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지원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이 아니어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중위소득 140% 미만 건강보험 가입자만 특수식 구입비를 지원받았으나, 이번 체계는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19세 이상 환자가 이용 가능하다. 첫 주문 시에는 대상 질환 확인을 위해 3개월 이내 발급된 진단서를 첨부해야 한다.
지원 절차는 간단하다. 환자가 희귀질환 헬프라인에 접속해 분기별 필요 수량을 주문하고 대금을 입금하면,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구매 신청을 취합해 CJ제일제당에 일괄 주문한다. CJ제일제당은 주문 물량을 생산해 각 환자 가정으로 직접 배송한다. 대금은 환자가 연합회 전용계좌로 선결제하며, 기존 의료비 지원 대상자는 이후 건강보험공단에 서면 청구하면 된다.
이번 체계 도입으로 1인당 연간 652만원에서 1,085만원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함께 가격 변동 없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또한 불공정 거래에 노출될 위험도 사라지고, 연령과 관계없이 연속적인 특수식 공급이 가능해졌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특수식은 치료제만큼이나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며 “이번 민·관 협력을 계기로 환자들이 특수식 구매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불안이 실질적으로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전략지원부문 김찬호 대표는 “저단백 즉석밥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사회적 책임과 사명감으로 소외된 희귀질환자에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유지현 회장은 “희귀질환자는 치료제뿐만 아니라 특수식 접근성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료비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특수식 구매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이번 협약의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구매 지원체계는 분기별로 지속 운영되며, 첫 신청 기간은 2026년 7월 1일부터 15일까지다. 자세한 내용은 희귀질환 헬프라인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