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산업 분야의 규제를 과감히 풀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본격 확대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6월 4일 제25차 규제자유특구 규제특례 등 심의위원회를 열고 경남·경북·울산·전북 등 4개 지역을 신규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 3곳(경북 2곳, 전남 1곳)도 새로 선정했다.
규제자유특구는 기업이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실제 시장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의 대표적인 제도다. 중기부는 2019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 49개 특구를 지정했으며, 총 136건의 규제 특례를 부여했다. 그 결과 62건의 신산업 규제가 개선되고 관련 법령이 정비됐으며, 투자 유치와 기업의 지방 이전 등 지역경제 활성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번에 새로 지정된 4개 규제자유특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경남 하이브리드 수소에너지 특구는 전기에서 수소로, 수소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양방향 발전 실증을 추진한다. 이는 수전해 방식(물+전기→수소)과 연료전지 방식(수소→전기)을 결합한 rSOC(가역 고체산화물전지) 기술을 실제 현장에서 시험하는 것이다. 경북 산업용 헴프 특구에서는 현재는 제한된 의료품 개발 목적의 대마 재배와 사용이 가능해진다. 미량 칸나비노이드(CBG, CBC, CBN) 성분을 원료로 한 의약품 생산과 완제품 개발 실증이 이뤄질 예정이다.
울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반 재활용 탄소연료 특구는 현행 규정에서 인정되지 않는 폐플라스틱 폐기물에서 추출한 순도 높은 기름을 석유대체연료로 재활용하는 실증을 진행한다. 전북 차세대 동물용 신약 특구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가능 품목을 확대하고 독성시험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 3곳도 새로 지정됐다. 경북에는 두 개의 글로벌 특구가 들어선다. 첫 번째 특구에서는 국내에서는 불가능했던 저속 자동차(LSV)의 도로 주행 실증을 위해 미국 크림슨 대학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두 번째 특구는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실증기관과 함께 소형어선을 전기 선박으로 개조하는 실증을 추진한다. 전남 글로벌 특구는 국내와 동남아시아에서 냉장·청소 등 특수 용도용 3륜형 전기이륜차 공동 실증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심의위원회에서는 신규 지정 외에도 기존 특구의 후속 조치도 논의됐다. 경남과 울산 일부 특구의 지정 해제 및 임시허가 종료, 전남·충북·강원·부산 등 글로벌 혁신 특구의 실증특례 연장, 그리고 규제자유특구대전·경북·충남·대구와 글로벌 특구 충북·대전의 중요 사항 변경 안건이 함께 상정됐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규제자유특구 제도는 지방정부와 함께 신산업 규제를 합리화하고 지역산업을 육성하는 제도”라며 “바이오, 기후테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과감한 규제 개선을 추진하고, 이 결과가 ‘똑똑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을 대변해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된 안건은 오는 6월 말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 상정돼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규제자유특구 제도가 지역 혁신과 신산업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