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상담전화 109의 응대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전문 상담인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충한다. 최근 상담 수요가 급증하면서 통화 연결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는 상담 인력을 103명에서 200명까지 늘리고 민간 상담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가동하는 등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5월 29일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콜센터를 방문해 현장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상담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자리에서 이 같은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6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이 통화 연결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모든 방안을 동원해 신속히 보완할 것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2024년 1월 통합 번호로 개편된 이후 상담 인입량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3년 21만 9650건이던 상담 건수는 2024년 32만 2116건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35만 2914건에 달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루 평균 1118건의 전화가 걸려오지만, 현재 상담 인력으로는 하루 최대 응대 가능량인 580건의 92% 수준인 532건만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우선 상담 인력을 즉시 추가 충원하기로 했다. 5월 28일부터 채용 공고를 시작했으며, 7월까지 110명, 9월 145명, 10월 200명을 목표로 순차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모든 콜에 응대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이 2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증원으로 응대율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특히 야간 시간대에 상담 수요가 집중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월부터 사회복지법인 '생명의전화'와 협력 체계를 가동한다. 1976년 개원한 국제 NGO 단체인 생명의전화는 자살예방 전화 상담과 청소년 SNS 자살예방 상담을 운영해 온 전문 기관이다. 야간에 통화 대기 중인 내담자가 생명의전화 상담 연결을 선택하면 해당 기관의 상담원에게 바로 연결된다.
또한 7월부터는 '한 통의 전화도 놓치지 않도록' 상담 대응 체계를 개편한다. 대기 중인 내담자가 위급한 상황이 아닌지 확인하는 신속응대담당팀을 별도로 편성해 운영한다. 이는 응대하지 못한 콜 중에 긴급 위기 대응이 필요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대기 중인 콜 응대를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해 신속한 응대와 위기 대응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문성 높은 상담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처우 개선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 지급 중인 성과급을 추가 지급하고, 상담사의 정서 소진을 방지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교대 근무 특성상 야간 근무 부담이 크고, 고위험군 상담 과정에서 정서적 소진이 심각한 점을 고려해 수당 체계를 개편하고 소진 방지 프로그램과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해 장기 근속을 유도할 방침이다.
최근 한국의학연구소(KMI)가 상담 인력 역량 강화 및 소진 방지에 사용할 수 있도록 1억 원을 지정 기부했으며, 6월 중 기부금 전달 행사를 개최한 뒤 하반기부터 상담원에게 다양한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반기 이후에는 상담 업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도입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공 AX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이 솔루션은 11월부터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AI 도입으로 상담 후 20분이 소요되던 상담일지 작성 시간이 5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되고, 상담 통계 기록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생활고 상담 등 지역 사례 관리 체계로 연계가 필요한 사례는 AI를 활용해 과거 상담 이력을 분석하고, 선별에서 연결까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프로세스가 마련된다.
상담 기능 고도화를 위한 기반 개선도 추진된다. 자살예방 상담을 통해 발견되는 생명 위기 사례는 상담 인력이 직접 경찰 등 긴급 구조 기관에 구조 신고할 수 있도록 전용 채널을 마련한다. 다른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후 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등 자살예방 상담의 특성을 반영해 기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은경 장관은 5월 29일 오후 2시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상담센터를 직접 방문해 현장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상담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장 상담원들은 상담 인입 증가에 따른 업무 부담, 고위험군 상담 과정에서의 정신적 소진, 교대 근무에 따른 피로 누적, 장기 근속 유인을 위한 처우 개선 필요성 등을 건의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상담원의 심리적 소진 예방, 교육·휴식 지원 강화, 근무 환경 개선 등 상담 인력에 대한 지원 방안을 검토했으며, 수당 체계 개선 방안을 5월부터 적용하는 등 신속한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현장에서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절박한 국민의 마지막 구조 요청을 가장 먼저 받는 생명 안전망"이라며 "이번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개편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단 한 통의 전화도 놓치지 않는 상담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어려운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계신 상담원 여러분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자살예방상담전화 109는 2024년 1월 1일 통합 번호로 정식 개통됐다. 그간 보건복지상담센터(129) 위기대응상담팀에서 자살예방 상담을 실시해 오다가, 코로나19로 증가한 상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자살예방상담팀을 분리하고 외부 공간으로 이전했다. 이후 지속적인 상담 수요 증가로 2025년 10월에는 2센터(50명 규모)를 추가 개소한 바 있다.
정부는 향후 자살 사건 보도 시 언론에서 '109' 번호만을 안내하도록 각 언론과 미디어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국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