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5월 29일 오후 2시, 시공순위 상위 20대 건설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여름철 폭염에 대비한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월 12일과 20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옥외 노동자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현장점검과 지원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라고 연이어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특히 폭염기에 가장 취약한 건설현장의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점검하고, 대형 건설사의 선제적인 안전투자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디엘이앤씨,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한화, 호반건설, 디엘건설, 두산에너빌리티, 계룡건설산업, 서희건설, 제일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KCC건설 등 20개사다.
이 자리에서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는 폭염 대비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 조치사항과 하절기 안전관리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사례를 보면, 한 건설사는 하절기 공사계획 수립 단계부터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반영해 체감온도 35도 이상 시 무더위 시간대 옥외작업을 중지하고, 38도 이상 폭염중대경보 발령 시 긴급조치 외의 옥외작업을 전면 중지하는 방안을 공정에 반영했다.
또 다른 건설사는 AI 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해 외국인 노동자의 폭염 대응을 강화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작업중지 정보 등 안전정보를 실시간 모국어로 제공하고, 온열질환 민감군의 건강관리를 위해 스마트 안전장비를 이용한 건강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또한 외부 노출이 많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은 2개 팀이 교대 운영(1개팀 작업, 1개팀 휴식)해 온열질환을 예방하고, 폭염 취약 시간대 작업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기출근 작업을 시행해 오후 2시 이전에 작업을 종료하는 등 작업시간대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폭염안전 특별 대책반'을 가동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전국 건설현장에 세분화된 폭염 단계별 작업중지 조치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권고했다.
폭염 단계별 조치사항을 보면, 체감온도 33도 이상(폭염주의보)에서는 작업시간대 조정 또는 옥외작업 단축, 체감온도 35도 이상(폭염경보)에서는 무더위 시간대(오후 2시~5시) 옥외작업 중지, 체감온도 38도 이상(폭염중대경보)에서는 긴급조치 작업 외 옥외작업 전면 중지가 권고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7일 법제화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시원한 물, 냉방장치, 휴식, 보냉장구 지급, 119 신고)의 현장 이행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온열질환 의심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할 수 있는 대응체계 구축을 당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간담회에서 "건설현장에서 공기 압박에서 벗어나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공기 연장 등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최근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안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재해 발생 시 따르는 손해가 예방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건설현장 안전을 위한 투자를 강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안전 앞에서 어떠한 타협도 없다는 확고한 일념으로 국민들께서 노동자의 생명을 살리는 안전한 일터로의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주요 20대 건설사 시공현장부터 온열질환 사망사고와 추락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본사 차원에서 대표이사들이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올해 1분기 사망사고자 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특히 건설업 전체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으며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도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사고, 수서역 인근 공사현장 매몰사고 등 안전해야 할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관은 "우리나라가 안고 있던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은 결코 우리의 숙명이 될 수 없다"며 "다 함께 힘을 모아 안전한 일터를 이루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상청이 올해 6월부터 폭염중대경보를 신설하는 등 이제 폭염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후 재난이자 유해·위험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장관은 네 가지를 각별히 당부했다. 첫째,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의 철저한 준수다. 체감온도 38도 이상 시 옥외작업 중지 등 폭염 단계별 조치사항을 적극 실천하고, 폭염으로 인한 공사기간 지연 시 발주자에게 별도의 지체상금 없이 공사 기간을 연장하는 등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둘째, 건설현장의 밀폐공간 안전관리 강화다. 맨홀, 정화조 등 밀폐공간 작업 시 원청과 하청 구분 없이 산소농도 측정과 환기 등 안전한 상태가 확인된 후 작업이 진행되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셋째, 안전투자는 생산성과 기업 가치 향상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설경기 회복 지연으로 안전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재해 발생 시 손해가 예방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건설업은 다수의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복잡한 특수성이 있으나 노사 및 원청-하청 간의 긴밀한 대화를 바탕으로 안전 현안을 지혜롭게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올해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폭염안전 특별대책반을 운영하면서 폭염 예방과 신속 대응에 행정력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