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초순수' 기술이 한 단계 더 도약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까지 초순수 생산 전공정의 핵심 기자재 90%를 국산화하는 '차세대 초순수 생산·공급 및 자립형 생산공정 기술개발 사업(2단계)'를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초순수는 일반 물에서 미량의 유기물과 입자, 이온까지 완벽히 제거한 공업용수로, 반도체 웨이퍼나 생산설비를 세정하는 데 사용된다. 극도로 높은 순도가 요구되는 만큼 고도화된 수처리 기술이 필요하며, 그 기술력이 첨단 반도체 생산의 안정성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세계 초순수 시장은 지난해 46조 5천억 원에서 2030년 58조 9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이 산업을 반도체 산업과 동반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 2021년부터 1단계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자외선 산화장치, 탈기막, 이온교환수지 등 핵심 기자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 국내 기술로 생산한 초순수를 에스케이실트론 구미사업장의 반도체 웨이퍼 공정에 실제 공급하고, 올해 5월 19일 기술이전까지 완료해 현장 적용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번 2단계 사업은 1단계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확장된 목표를 세웠다. 우선 초순수 생산 전과정에 걸쳐 국산화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기존 핵심 기자재를 넘어 초순수 공급 배관 등의 소재까지 국산화 범위를 넓히고, 저에너지형 실증 설비 설계 기술도 함께 개발해 운영비를 줄이고 탄소 규제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용수 공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재이용수를 초순수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극미량의 오염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는 고도 처리 기술이 도입된다. 초순수 품질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분석 기술도 확보한다. 내년부터는 ppt(1조분의 1) 수준의 초극미량 분석 기술을 개발해 생산뿐 아니라 품질 평가까지 전 주기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2026년 4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5년간 진행되며, 총 연구비는 443억 원(정부 출연 324억 원, 민간 부담 119억 원)이다. 사업은 3개 통합형 과제로 구성된다. 1과제는 테크로스워터앤에너지 등이 참여해 초순수 생산 전 과정의 90% 국산화를 목표로 한다. 2과제는 지앤지인텍 등이 주관해 하수재이용수 활용, 배관 국산화, 저에너지 실증 설계 등 장거리 공급 기술을 개발한다. 3과제는 2027년부터 ppt 수준의 초극미량 분석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생산·공급·운영·분석으로 이어지는 초순수 산업 전 주기의 국내 기술 생태계가 구축되면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성과 국가 물산업 경쟁력을 함께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관은 “이번 사업은 단순 기자재 국산화를 넘어 초순수 생산 전과정의 기술 자립과 지속 가능한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국내 물기업의 해외 초순수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