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도시 텃밭이나 화단에서 '아주까리(피마자)박'이 포함된 유기질비료를 사용할 때 반려동물 안전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아주까리박은 피마자 열매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부산물로, 식물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해 유기질비료 원료로 널리 쓰인다. 그러나 원료인 아주까리 씨앗에는 청산가리보다 수천 배 강한 독성물질인 '리신(Ricin)'이 들어 있어 반려동물이 섭취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리신은 고소한 냄새와 펠릿 형태의 외형 때문에 반려동물이 사료로 착각해 먹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실제로 2016년에는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폐사 사례가 잇따르며 사회적 이슈가 됐고, 이후 정부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왔다. 농촌진흥청은 유럽의 사료 관리 기준을 준용해 아주까리박이 포함된 유기질비료 내 리신 함량을 10mg/kg(ppm) 이하로 설정했으며, 비료 포대 앞면에 '반려동물이 먹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눈에 띄게 표기하도록 했다.
또한 2020년부터는 공원이나 산책로 등 반려동물 출입이 잦은 공공장소에서 아주까리박 비료 살포를 금지했고, 정부지원 대상 외 유기질비료까지 리신 점검을 확대했다. 온라인 판매 시에도 주의사항 안내를 의무화하는 등 유통 전반의 관리를 강화했다. 농촌진흥청은 기준치 이하 제품이라도 반려동물이 다량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며 실생활에서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료를 뿌린 직후에는 흙과 잘 섞거나 흙을 덮어 반려동물이 직접 비료 알갱이를 핥거나 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산책로 주변 화단 등에 비료가 살포된 경우, 반려동물이 코를 대고 냄새를 맡거나 이물질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반려동물의 비료 섭취가 의심된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즉시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해 응급 처치를 받아야 한다.
농촌진흥청 농자재산업과 유오종 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리신 함량 기준을 법적으로 마련해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지만,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반려 가족의 세심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제도 점검과 홍보를 통해 안전한 농자재 사용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