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프랑스에서 열린 제93차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정기총회에서 국제 동물 보건 분야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 여러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WOAH의 육상동물 항생제 내성 협력센터로 신규 지정된 점이다. 항생제 내성은 전 세계적인 보건 문제로, 이번 지정은 우리나라가 그간 소, 돼지, 닭 등 육상동물의 항생제 내성 연구와 분석에서 쌓아온 전문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협력센터는 각국의 항생제 내성 대응 역량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4개 동물질병에 대한 청정국 또는 청정지역 지위를 재인정받았다. 제주도 구제역(FMD), 소해면상뇌증(BSE), 아프리카마역(AHS), 가성우역(PPR) 등이다. 이는 해당 질병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리 능력이 국제 기준에 부합함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 우리나라는 WOAH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핵심그룹(core group)의 일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핵심그룹은 8~9개 회원국으로 구성되며, 지역 전체 회의 전에 논의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물 보건 정책과 회원국 간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의 동물질병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7월경 우리나라에서 동아시아 수석수의관(CVO) 포럼과 함께 한·중·일 수석수의관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구제역(FMD),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주요 질병의 예방과 통제 전략을 논의하고, 원헬스(One health) 접근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육상동물 및 수생동물 위생규약과 관련해서도 여러 개정 사항이 논의되고 의결됐다. 육상동물 위생규약은 △차단방역 관련 용어 정리 △가금류 도축 시 전살(전기로 의식을 잃게 하는 방법) 기준 명확화 △구제역과 돼지열병 청정국이나 지역이 축산물을 수입할 때 질병 유입을 막기 위한 수입위험분석의 중요성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수생동물 위생규약은 △질병 대응 체계와 연계한 양식장 휴지기 기준 제정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ICTV) 명칭 변경에 따른 바이러스성 질병 병원체 명칭 재정비 △연어과 어류 질병 청정지역 선언 조건 재설정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육상동물 진단 및 백신 매뉴얼에서는 △구제역 백신 효력 평가 기준 통일 △요네병 숙주범위 명확화 △백신 역할 확대와 벡터 백신 등 국제 기준 포함 △백신 품질관리 강화 △백신접종 후 효과 및 안전성 모니터링 강화 등이 개정됐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는 지난 4월 남미 3개국에 동물 질병 진단 표준물질을 제공한 사례를 WOAH 본부 및 관련 위원회에 소개하며 협력센터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새우 전염병 청정국 지위 추가 획득을 위해 WOAH 고위급 관계자와 협조를 요청하고, 회원국들의 청정국 지위 확대를 장려하기 위한 방안도 협의했다.
농식품부 이동식 방역정책국장은 “우리나라가 WOAH 항생제 내성 협력센터로 신규 지정되고, 4개 가축전염병 청정국 지위를 재인정받은 것은 동물질병 관리 역량과 국제적 신뢰를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국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그룹 일원으로 선정된 만큼 방역과 검역 분야에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