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금척리 고분군에서 오는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초등·중학생을 위한 특별한 진로체험행사가 열린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일일 고고학자가 되어 금척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청소년들에게 고고학자의 직업 세계를 생생하게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척(金尺)’은 신라 시대의 전설적인 유물로, ‘금으로 만든 자’라는 뜻이다. 삼국유사 등에 따르면, 금척은 신라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宝物로 여겨졌으며, 경주 금척리라는 지명 자체가 이 유물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체험 프로그램은 참가 학생들이 직접 고고학자가 되어 금척을 찾아내는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단순한 견학을 넘어 실제 발굴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프로그램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고고학 기초 교육’에서는 고고학이 무엇인지, 유물 발굴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을 배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소속 전문 연구원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고고학의 기본 개념과 발굴 도구 사용법, 유물 감별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할 예정이다.
둘째, ‘모의 발굴 체험’은 행사의 하이라이트다. 금척리 고분군 인근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학생들은 트로웰(흙을 사용한 흙 파기), 브러시를 이용한 유물 세척, 층위 관찰 등 실제 발굴 현장에서 이뤄지는 작업을 따라 해볼 수 있다. 연구소 측은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신라 시대 토기 조각이나 장신구 모형 등 미리 매설한 유물을 찾아내도록 구성했다. 성공적으로 유물을 발견한 학생에게는 ‘일일 고고학자 인증서’가 수여된다.
셋째, ‘유물 감정 및 기록 활동’을 통해 고고학자의 또 다른 중요한 업무를 경험한다. 발굴한 유물을 정리하고 스케치하며, 그 용도와 시대를 추정해보는 시간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히 유물을 찾는 것을 넘어, 발굴 이후의 연구 과정까지 이해할 수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역사적 사고력과 과학적 분석 능력을 동시에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이번 행사가 지역 청소년들에게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고고학이라는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그동안 일반인 대상의 문화유산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 운영해 왔으며, 특히 청소년들이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금척리 고분군은 신라 시대 대표적인 고분군 중 하나로, 1976년 발굴 조사에서 금관, 금동관, 은제 허리띠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된 유서 깊은 유적지다. 이러한 현장에서 체험이 이뤄진다는 점이 이번 행사의 큰 장점이다.
참가 신청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 방식으로 진행되며, 각 회차별 정원이 제한된다. 행사는 무료로 제공되며, 개인 참가자와 학교 단체 모두 신청 가능하다. 학교 단체의 경우 담당 교사는 사전에 연구소와 협의해 방문 일정과 프로그램 세부 사항을 조율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전화 054-777-8800)로 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진로체험행사가 단순한 볼거리 제공을 넘어 청소년의 진로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고고학’이나 ‘문화재’ 관련 직업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현실이다. 이번 행사처럼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직업을 이해하는 경험은 진로 결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
한 참가 예정 학부모는 “아이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 이번 체험을 신청했다. 박물관에서 유물을 보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발굴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교사는 “교실에서 배우는 역사 지식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강조했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이번 행사 외에도 하반기에는 ‘야간 고분 탐방’과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유산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진로체험행사는 신청 학생 수에 따라 추후 추가 회차 개설도 검토하고 있어, 참여를 원하는 가정과 학교는 신속히 신청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