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이 지난 5월 15일 ‘AI·친환경·미래형 방제 인프라 구축’을 주제로 2026년 해양오염방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급변하는 해양 환경과 기후 위기 속에서 해양오염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술과 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각 분야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해 최신 방제 기술과 인프라 구축 전략을 공유했다.
개회식에서 장인식 해양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몇 년간 대규모 해양오염 사고가 잇따르면서 방제 시스템의 혁신이 절실하다”며 “인공지능(AI)과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방제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 국민의 생명과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재난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술 발전이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AI 기반 해양오염 감시 시스템의 현장 적용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인공위성과 드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해양 오염을 탐지하고, 오염물질의 확산 경로를 예측하는 기술이 주목받았다. 해경은 현재 일부 해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AI 드론 감시망을 전국 주요 항만과 해상 교통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오염 사고 발생 시 초동 대응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 방제 기술 도입 방안도 주요 의제 중 하나였다. 기존 유처리제나 흡착제 등 화학 물질 위주의 방제 방식에서 벗어나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방제 재료 개발 현황이 공유됐다. 한 해양 연구기관 관계자는 “미세조류나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제 기술이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현장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환경 영향은 최소화하면서 효율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형 방제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는 해경의 특수 방제선 현대화 계획이 발표됐다. 노후화된 방제선을 첨단 장비로 교체하는 동시에, 무인 방제선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인 방제선은 위험한 해역이나 악천후 속에서도 작업이 가능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해경은 2028년까지 시험 운용을 마치고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크숍에서는 또 지역 간 협력 체계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해양오염은 단일 지자체나 기관만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민간 기업이 협력하는 통합 방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어민이나 해양 레저업계 등 현장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참석한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해양 오염 예측의 정확도가 90% 이상으로 높아졌다”며 “앞으로는 예방적 차원의 모니터링과 데이터 분석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이러한 예측 데이터를 실제 현장 지휘 체계와 연동해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워크숍은 총 4개의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각 세션에서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첫 번째 세션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해양오염 감시 기술, 두 번째 세션은 친환경 방제 재료와 장비 개발 현황, 세 번째는 무인 방제 시스템과 자동화 기술, 네 번째는 국내외 협력 및 정책 과제에 대해 다뤘다. 각 세션별로 참석자들의 활발한 질의응답이 오가며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해경은 이번 워크숍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2026년 하반기부터 관련 정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우선 AI 기반 오염 감시 시스템을 전국 12개 해양경찰서 권역으로 확대 설치하고, 친환경 방제 자재 구매를 위한 예산을 추가 편성할 계획이다. 또한 무인 방제선 개발을 위해 산학연 협력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워크숍이 기후위기 시대에 해양오염 방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부경대 해양공학과 교수는 “AI와 친환경 기술의 접목은 단순한 장비 교체를 넘어 방제 전략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정부가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경 관계자는 “오염 사고는 예측 불가능한 순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평상시의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번 워크숍은 단순한 기술 세미나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도 정기적인 워크숍을 통해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오는 8월 국제 해양오염 방제 훈련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는 AI와 드론을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이 처음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해경은 실제 사고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현장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