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인한 물 부족과 홍수 위험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물 관리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제3기 국가물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5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물 관련 법정계획의 국가 기본계획 부합 여부를 심의하는 한편 기후위기 대응을 강화한 통합물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대통령 소속 기구로,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는다. 이번 3기 위원회는 정부위원과 민간위원 총 23명으로 구성됐으며, 민간위원장은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민간위원 24명은 수자원·수질·수생태계 등 각 분야 전문가로, 임기는 3년이다.
첫 회의에서는 모두 4건의 물관리 법정계획이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부합하는지 심의해 모두 통과시켰다.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2026~2035)은 노후하수관로 정비 목표를 2100km에서 4800km로 늘리고, 도시침수 중점관리지역을 57곳에서 150곳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수처리수 재이용률도 8%에서 25%로 높이고,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자립률은 18.68%에서 30%로 상향하기로 했다.
제2차 물 재이용 기본계획 변경안은 수자원 이용량 대비 물 재이용률 목표를 신설하고, 하수처리수의 생활·공업·농업용수 대체율을 16.5%에서 20%로 올리기로 했다. 제4차 지하수관리기본계획 변경안에는 강릉성산(남대천)을 지하수저류댐 개발 가능지점에 추가했다. 강릉시는 생활용수의 86.6%를 단일 수원(오봉저수지)에 의존하고 있어 물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대청댐 유역하수도정비계획 변경안은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설 23개소, 증설 11개소와 함께 오수·우수관로 확충 계획을 반영했다.
위원회는 물관리위원회 운영규정도 개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분과별로만 소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여러 분과 위원이 함께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둘 수 있게 해 주요 의제를 본회의 전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했다.
회의에서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추진현황도 점검했다. 제1차 기본계획(2021~2030)은 2021년 수립 후 5년이 지나 변경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변경 계획은 '기후위기 대응', '물관리 혁신', '통합물관리 2.0', '이행력 강화' 등 5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기후위기 대응 분야에서는 미래 기후·수문 예측과 위험평가를 강화하고, 물 기반시설의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를 통해 탄소 감축을 추진한다. 물관리 혁신 분야에서는 하천 자연성 회복, 미량오염물질 제거, 유역 맞춤형 오염총량 관리 확대, 합리적 물 배분 체계 마련 등이 포함된다. 특히 실사용량을 고려한 하천수 배분 우선순위를 정립하고, 물재이용 활성화와 지하수 활용 등 수자원 다변화를 꾀한다. 가뭄과 홍수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극한가뭄 감시·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AI 기반 홍수예보와 도시침수 예보 지역을 확대한다.
통합물관리 2.0은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농업용저수지와 발전용댐을 생활·공업용수와 홍수 대응에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국가 첨단산단의 안정적 용수 확보를 지원한다. 관계기관 협력으로 녹조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홍수·가뭄·수질 등 복합 물문제를 개선하는 맞춤형 물순환 복합사업도 추진한다. 국가-유역-지역 단위의 중복·유사 계획은 40개에서 21개로 대폭 통폐합한다.
이행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의 관리 지표도 대폭 늘린다. 기존 14개 지표(BOD, TOC 등)에 종합물환경지표 등 13개 신규 지표를 추가해 성과를 더 정밀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무회의에서 이미 보고된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과 당일부터 시행되는 녹조계절관리제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현안도 함께 논의됐다.
국무총리는 "물 문제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국가물관리위원회 논의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좌관 민간위원장도 "주요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협력을 바탕으로 물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안은 올해 하반기 중 국가물관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