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 권혜진 통상교섭실장이 지난 5월 6일부터 7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우리 측 수석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 이후 처음 열린 고위급 다자회의로, MC-14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핵심 과제들에 대한 후속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MC-14에서 WTO 개혁 장관급 조정자로서 'WTO 개혁 작업계획(안)' 합의 도출을 주도한 바 있다. 또 투자원활화협정 공동의장국(한국·칠레)으로서 2024년 타결된 협정안을 WTO 법체계 내로 채택하기 위한 논의를 이끌어 왔다. 이번 일반이사회에서는 ▲WTO 개혁 작업계획 ▲전자상거래 무관세 관행(모라토리엄) 연장 ▲전자상거래 협정 및 투자원활화협정 등 새로운 규범 채택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권 실장은 이 자리에서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WTO 개혁 작업계획(안)을 바탕으로 개혁 논의를 조속히 진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약 30년간 유지돼 온 전자적 전송 무관세 관행(모라토리엄)이 MC-14에서 연장되지 못한 점에 유감을 표하고, 디지털 무역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라토리엄 연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원활화협정에 대해서는 개도국의 투자환경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협정 발효·이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최근 철강 등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 등 무역제한적 조치의 확산이 무역자유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다자적 논의를 주도했다. 권 실장은 “단기적인 관세 인상에 의존하면 나라마다 보복 조치가 연달아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공급과잉·보조금 등 구조적 문제는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역자유화를 역행하는 조치를 WTO 회원국 공동의 노력으로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영국·일본·튀르키예 등 주요국과 양자협의를 갖고, 최근 EU와 영국이 도입한 철강 세이프가드 관세할당(TRQ) 등 보호무역조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통상 현안 전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며 우리 업계의 입장을 적극 전달했다.
권혜진 실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철강 업계가 직면한 관세할당(TRQ) 문제를 다자·양자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WTO 다자무역체제 복원과 우리 기업의 권익 보호를 위해 통상 외교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