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층의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의존 수준을 넘어 행동중독 양상을 띠면서 보험 리스크의 지형도가 재편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3일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의 43%가 스마트폰 사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로 파악됐으며, 이는 정신건강 및 인지 기능 저하와 직결된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 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정신적 부담 증가와 사회적 비용 확대에 대한 우려가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 최근 나온 법원 판결은 이러한 움직임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배심원단은 청소년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사용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구글과 메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고 약 90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명령했다. 이 사례는 디지털 중독을 더 이상 개인의 책임 범위에만 두지 않는 법적 전환점을 시사하며, 플랫폼 설계의 윤리성과 법적 책임이 앞으로 보험 리스크 평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을 암시한다.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는 사이버 리스크의 범주가 확장되며, 행동중독이 장기적 의료 보험 청구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 형성된 디지털 중독은 성년 이후의 정신질환, 장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험금 누적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다. 기업 대상 보험인 기술전문직 배상책임보험(Tech E&O)이나 사이버보험에서 중독 관련 손해 배상 청구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다만, 디지털 행동중독은 아직 명확한 진단 기준이 부족하고 기존 정신질환과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단기간 내 보험 상품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소년의 디지털 의존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파장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보험업계는 사례 수집과 리스크 모니터링을 통해 장기적 대응 전략 마련에 착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미래 보험 리스크 관리 체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