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이 직접 나서 해법을 논의하는 ‘시민패널 공론화’를 본격 가동한다. 의료혁신위원회(위원장 정기현)는 4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첫 번째 시민패널 공론화 의제로 ‘지역·필수의료 소생을 위한 공론화’를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1월 29일 2차 회의에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의제는 시민패널을 구성해 공론화하고 권고안을 마련하자’는 원칙에 따른 후속 조치다. 위원회는 사회 갈등과 위험을 완화하고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이 직접 깊이 토론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공론화 의제는 크게 세 가지 세부 주제로 나뉜다. 첫째, ‘의료 이용 측면에서 지역의료에 대한 국민의 필요와 선택’이다. 국민이 지역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의료서비스의 최소 수준과 기대 수준은 얼마인지, 지역의료 이용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 등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의료가 생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국민이 직접 체감하는 문제와 필요한 정책을 도출할 예정이다.
둘째, ‘지역 내 필수의료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다. 공공병원을 우선으로 한 지역의료 육성 방안과 그 효율성, 지역 내 좋은 병원의 기준 등 안정적인 의료 제공을 위해 필요한 방안을 논의한다. 위원회는 이 주제를 통해 지역·필수의료 공급에 대한 국민 시각을 확인하고 정책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셋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이다. 지역 내 의료 자원 배분에 대한 지방정부의 결정권 강화와 중앙정부의 지원 방안, 정부와 의료계 간 신뢰 회복, 그리고 국민 의견수렴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 의사결정 체계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한다. 위원회는 이를 통해 의료환경 변화에 맞는 새로운 보건의료 정책 운영 체계에 대한 본격적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민패널은 조속히 구성된다. 위원회는 5월 11일 시민패널 운영위원회를 열어 숙의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수립하고, 다음 달 중으로 300명 규모의 시민패널을 모집할 예정이다. 이후 약 1~2개월간 공론화 과정을 거친 결과를 위원회에 보고하고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위원회는 시민패널 공론화와 별개로 지난 3월 24일 개설한 ‘의료 혁신을 위한 국민소통광장’(https://hcinnovation.co.kr)을 통해 국민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있다. 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주제나 그 외 제안하고 싶은 사안이 있으면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세 개 전문위원회의 운영 경과와 향후 계획도 보고받고 논의했다. 먼저 ‘지역·필수·공공의료 전문위원회’는 두 차례 회의(3월 17일, 4월 7일)를 거쳐 논의 일정을 정했고, 별도 간담회(3월 24일)를 통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추진전략을 검토했다. 지난 4월 21일 제3차 회의에서는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신생아학회를 초청해 산모와 신생아(주산기) 의료에 대한 정책 제언을 듣고 토론했다. 앞으로 응급의료 이송, 의료 사고 안전망 구축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초고령사회 의료체계 전문위원회’는 지난달 합의한 의제별 논의 범위와 방향에 따라 소관 부서로부터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의료중심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 지역사회 통합돌봄,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등 정책 추진 현황을 보고받고 논의했다. 앞으로 일차의료와 간병·돌봄 등 주요 정책 개선 방안에 대한 전문가 발제와 논의를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개선안을 마련해 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미래환경 대응 전문위원회’는 두 차례 회의(3월 18일, 4월 7일)를 통해 논의 주제와 일정을 결정했고, 지난 4월 21일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위기 대응을 위한 보건의료 체계 구축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제별 논의에 착수했다. 특히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보건의료 분야의 탈탄소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활동) 관련 논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오는 5월 7일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토론회를 통해 중장기적 권고안을 마련해 위원회에 보고하고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이번 시민패널은 특정 의제에 대한 단발성 구성이 아니라 지속적 참여가 가능한 형태로 구성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위원회에서 추가로 공론화가 필요한 경우 구성된 시민패널을 통해 숙의를 거침으로써 국민 참여 기반의 정책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정기현 위원장 주재로 민간위원(공급자·수요자단체 추천, 전문가 등) 26명과 정부위원 3명 등 총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제4차 의료혁신위원회 회의(3월 26일) 결과 보고 ▲의료혁신 시민패널 공론화 의제(안) 심의 ▲전문위원회 운영 경과 및 향후 계획 보고 ▲초고령사회 의료체계 전문위원회 구성 변경(안) 심의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