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려 세금을 체납한 악성 체납자들을 집중 추적해 최근 9개월간 339억원의 체납세금을 환수했다. 임광현 국세청장 취임 이후 국제공조를 강화한 결과, 이 기간 동안 3개국 과세당국과 협력해 5건의 징수에 성공했으며, 이 가운데 3건은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오른 사례다.
이번 성과는 2015년 이후 국세청이 해외에서 환수한 전체 체납세금(372억원)의 대부분에 해당한다. 국세청은 현재 수십 건의 추가 공조 절차를 진행 중이며, 향후 수백억 원 규모의 체납세금이 더 환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 은닉재산 환수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국가 간 과세정보 교환과 징수공조가 있었다. 국세청은 매년 119개국과 금융정보를 자동 교환하고, 163개국과는 개별 요청에 따른 정보 교환을 하고 있다. 특히 해외부동산의 경우 다수 체납자를 묶어 일괄 요청하는 방식으로 은닉 재산을 찾아내고 있다.
앞으로 정보 교환 대상이 더욱 확대된다. 2027년부터는 56개국이 암호화자산 정보교환협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매년 제공받게 되며, 2030년부터는 해외부동산 보유 및 거래 현황도 상호 교환할 예정이다.
징수공조는 체납자의 해외 재산 소재지국 과세당국이 우리나라를 대신해 압류·추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근 인도네시아, 호주 등과 실무협정(MOU)을 체결해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다른 국가들과도 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국세청이 공개한 주요 사례를 보면 다양한 유형의 체납자들이 적발됐다. 첫 번째 사례는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 대재산가로, 국내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 국세청이 거주국 과세당국에 정보교환을 요청해 부동산과 주식 등 수백억 원의 재산을 확인하고 징수공조를 개시하자, 체납자는 압박을 느껴 재산을 팔아 분할 납부했다.
두 번째 사례는 국내 프로리그에서 활동하다 세금을 신고하지 않고 해외로 간 외국인 운동선수다. 국세청이 본국 과세당국과 공조해 금융계좌 정보를 확보하자, 체납자가 국내 대리인을 통해 자진 납부했다.
세 번째는 여러 국가에 재산을 분산한 외국인 사업가다. 국내에서 세무조사를 받자 출국해 세금을 체납했지만, 국세청이 제3국에서 은닉 재산을 포착해 징수공조를 요청하자 자발적으로 납부했다.
내국인 체납자 사례로는 해외 사업을 차명으로 운영하며 납부를 거부한 사례가 있다. 국세청은 체납자가 실질 지배하는 해외법인을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제3국에 숨긴 예금계좌를 찾아 압류·추심해 전액 환수했다.
또 다른 내국인 사례는 외국 영주권자로, 국내 재산이 부족해 강제징수가 어려웠지만 영주권 보유국과 정보교환을 통해 해외계좌를 확인하고 징수공조로 환수에 성공했다.
현재 진행 중인 사례로는 해외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이면서 수백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내국인이 있다. 국세청은 사상 처음으로 외국 파산절차에 채권자로 참여해 확정채권자 지위를 확보했으며, 잔여재산 배분 절차가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진행 사례는 해외 거주 재외국민으로, 증여세를 체납하고 외국 대도시 호화주택에 거주했다. 국세청이 해외 과세당국과 공조해 해당 주택을 압류하자 체납자가 전화로 자진 납부 의사를 밝혔다.
국세청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체납자가 전 세계 어디에도 은닉할 수 없도록 국제공조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가상자산과 해외부동산 정보 교환이 확대되면 은닉재산 추적이 더욱 정교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