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 4월 20일과 21일 양일간 경북 문경과 인근 지역에서 ‘농촌 빈집정비 협의회’ 및 ‘빈집 재생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의 대표적 빈집 재생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고스게촌 마을호텔을 기획·운영 중인 ㈜사토유메의 시마다 슌페이 대표가 참여해 한·일 양국의 빈집 활용 경험을 공유하고, 농촌 소멸에 대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농식품부는 마을 경관 훼손 등 농촌 정주환경을 저해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 가치에 따른 맞춤형 정비 정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활용 가치가 낮은 빈집은 철거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철거비를 호당 최대 700만 원에서 1,600만 원(국비 50%·지방비 50%)으로 대폭 확대했다. 또한 행정안전부의 지방세법령 개정을 통해 철거 시 재산세 및 취득세 부담도 완화했다. 철거 후 토지는 5년간 재산세가 50% 감면되고, 철거 후 3년 내 새로 집을 지으면 취득세가 25% 감면되는 등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활용 가능한 빈집의 민간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촌빈집은행’도 확대 운영 중이다. ‘농촌빈집은행’은 빈집의 상태, 위치 등 정보를 공공(greendaero.go.kr) 및 민간 부동산 플랫폼에 등록하고, 공인중개사와 협업해 거래를 중개하는 제도다. 참여 지역은 지난해 21개 시·군에서 올해 32개 시·군으로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빈집은행은 실태조사를 통해 빈집 정보를 거래 가능한 수준으로 구체화·매물화한 후 민간 플랫폼과 연계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한편 10호 이상 집단화된 빈집을 체류·창업 공간 등으로 자원화하는 ‘농촌 소멸 대응 빈집재생 사업’도 확대 추진 중이다. 지난해 전남 강진, 경북 청도, 경남 남해 등 3개 지구를 선정한 데 이어, 올해는 제주특별자치도 한경면 조수리·낙천리 일원을 신규 지구로 선정했다. 이 지역은 천6백 년대부터 이어온 중산간 마을로, 인근에 올레길·숲길 등 관광자원과 지정문화재 7개소가 소재해 있다. 신규 지구에서는 빈집 15호를 ‘스타트업 빌리지 vol.1 조수리’라는 이름으로 조성해 이주 창업자의 집(2호), 공동이용시설(카페·공유오피스·세탁방·목욕탕 등 2호), 숙박공간(워케이션·장단기 체류시설 6호)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23억 원으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추진되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리브애니웨어, 제주관광공사 등과 협업해 창업자 발굴 및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농촌 빈집의 체계적 정비를 위해 ‘농어촌 빈집정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별법에는 국가의 빈집 정비 책무, 빈집정비 사업 시행 특례, 빈집정비 지원기구 설치 근거 등이 새롭게 포함될 예정이다.
이번 협의회에서 국내외 참석자들은 빈집 등 유휴공간을 지역 특산물 등 로컬 콘텐츠와 융·복합해 카페, 안내소 등으로 활용한 사례를 공유했다. 일본 고스게촌은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이라는 개념으로 빈집을 프런트, 객실, 마을식당, 온천 등으로 활용해 연간 약 18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북 문경의 ‘산양정행소’와 ‘볕드는산’ 같은 성공 사례가 발표됐으며, 이를 통해 민간의 창의성이 공공 정책과 결합될 때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사토유메 대표 시마다 슌페이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의 중앙·지방정부 및 민간기업 등의 고민과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히며, 그간의 시행착오 경험과 빈집 재생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했다. 농식품부 전한영 농촌정책국장은 “농촌 소멸 대응을 위해서는 활용 가치가 있는 빈집을 지역 자원으로 인식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정부의 정책과 민간의 창의성·전문성이 함께할 수 있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