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년 만에 대면으로 양성평등위원회를 열고, 성평등정책 추진체계를 강화하고 딥페이크 성범죄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4월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9차 양성평등위원회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대면 개최됐으며, 디지털 전환과 사회 변화에 따른 주요 성평등 정책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위원회에서는 제3차 양성평등정책기본계획의 2025년 추진실적과 2026년 시행계획, 성평등정책 추진체계 강화 방안,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성과 및 향후 운영 계획,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 등 총 7개 안건을 심의·보고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성평등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포용, 그리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기회와 권리가 보장되는 성평등 사회'를 국정과제로 삼아, 지난 정부 폐지 위기에 처했던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고 성평등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차별 없이 누구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 여성과 남성이 서로 존중하며 배려하는 사회, 여성이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6년 시행계획, 129개 세부과제 추진
정부는 23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제3차 양성평등정책기본계획의 2026년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129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공정하고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용평등공시제를 도입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공시시스템을 구축한다. 중소·중견기업의 유연근무 지원도 2025년 4400명에서 2026년 7000명으로 대폭 확대한다.
모두를 위한 돌봄 안전망 구축을 위해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연 50만원 내외)을 신규 도입한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가구는 2025년 12만 가구에서 2026년 12만6000가구로 늘리고, 지원 대상도 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250% 이하로 확대한다.
폭력 피해로부터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쉼터 퇴소자를 대상으로 자립지원수당을 신설한다. 쉼터를 퇴소한 피해자에게 월 50만원씩 1년간 지원한다.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에게는 휴대용 비상벨, 호신용 스프레이, 스마트 초인종 등 휴대용 안전장비를 새롭게 지급한다.
성평등정책 추진체계 대폭 강화
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범부처 정책과제로 추진하기 위한 '성평등정책 추진체계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양성평등위원회의 범부처 성평등 정책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정책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개선권고 기능을 새롭게 도입한다.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두어 부처 간 협업과제 발굴과 개선사항 논의를 활성화한다.
실무위원회 위원장은 기존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해 권한을 강화한다. 여성폭력방지위원회, 중앙성별영향평가위원회 등 관련 위원회와의 연계를 활성화해 성평등 주요 안건에 대한 범부처 협업 대응을 강화한다.
각 부처의 분야별 성평등 책무성을 강화하기 위해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각 부처 소속·산하기관 및 정책 현장의 성평등 과제 이행과 성희롱·성폭력 근절, 성평등한 조직 문화 개선 등을 추진한다.
성평등가족부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의 표준 업무안을 마련하고 교육, 컨설팅 등 각 부처의 성평등정책 추진 지원을 강화한다. 중앙과 지역의 전담부서·양성평등위원회 등과의 협의체를 활성화해 성평등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 사회 분야별·지역별 성평등 정책을 확산해 나간다.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운영 성과와 향후 계획
정부는 2019년 이후 운영된 부처별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의 운영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운영 방향을 공유했다.
교육부는 교육기본법 개정을 통해 학교 성평등교육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개정 교육과정 내 성평등 내용 요소를 반영했다. 학교급별·대상별 맞춤형 성평등교육 학습자료를 개발하고 교원 직무연수를 실시했다. 시·도교육청에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대학 인권센터 설치를 의무화해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법무부는 교정·보호시설 전반에 성평등 관점을 반영한 시설 개선(화장실, 수유실, 당직실 등)을 추진하고, 향후 법무 분야 중장기 성평등 정책계획 수립을 통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스포츠윤리센터 출범(2020년 8월),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2021년 9월) 등 문화체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구제 절차를 제도화했다.
보건복지부는 돌봄 지원 확대와 돌봄 종사자 처우개선, 여성장애인 건강 지원 강화 등 보건복지분야 성평등 정책을 중점 추진하고, 장애인·아동·노인 등 분야별 종사자 성인지교육 콘텐츠를 개발했다.
고용노동부는 채용·승진 등에서의 성차별에 대한 구제수단 마련, 출산·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단축 등 노동시장 성별 격차 해소를 위한 기반을 확충했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도 마련했다.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정부는 2024년 11월 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방안'에 대한 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4대 분야 총 29개 세부 과제 중 8개 과제를 완료하고 21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정부는 위장수사를 성인대상 범죄까지 확대하고,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을 위한 전자증거보전요청 제도를 도입하는 등 수사 및 국제공조를 강화했다. 사이버 범죄 해외 소재 증거를 최대 90일까지 신속히 보전할 수 있게 됐다.
사전조치의무사업자의 기술·관리조치 이행점검을 통해 행정제재 조치를 의결하고, 디지털성범죄물 게재자에 대한 이용중단, 탈퇴 등 운영정책 수립·조치결과를 공표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플랫폼 책임성을 제고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인력을 확충하고 삭제지원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아동·청소년 온라인 성착취 선제적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정부는 앞으로 불법촬영물 등의 선차단 후심의를 도입하고, 관계부처 합동 '디지털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AI서비스 이용자보호를 위한 관련 법 제·개정, 딥페이크 전주기 대응 기술 개발(2026~2030년, 300억원), 국제협력 강화 등 진화하는 디지털성범죄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또한 불법촬영물 등이 유통되는 사이트에 대한 긴급 차단 방안을 마련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현재 개별 URL 단위로만 신청하던 심의를 전체 사이트 단위로 신청하고 불법촬영물 등이 일부 포함된 음란사이트 전체를 디지털성범죄정보로 전자심의 24시간 이내 의결토록 하는 등 심의 절차를 개선했다.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권고 이행 점검
정부는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제9차 심의 권고 이행 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CEDAW는 성평등 실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협약으로, 우리나라는 1984년 가입 후 정기적인 심의를 받고 있다.
2024년 제9차 국가보고서 심의 결과 채택된 최종견해에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국가 추진체계, 여성폭력 대응 등 총 75개 사항이 포함됐다.
주요 이행실적으로는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고 장관 임명을 완료한 점, 성평등가족부 예산과 젠더폭력 대응 예산을 확대한 점, 불법촬영물 등의 신고·삭제요청 기관·단체를 지정·고시한 점, 인신매매 방지 관련 간담회·교육을 실시한 점,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운영 관련 부처간 업무협약을 체결한 점, 여학생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진출 제고 프로그램을 운영한 점 등이 포함됐다.
유엔안보리결의안 1325호 이행 점검
정부는 유엔안보리결의안 1325호 제4기 국가행동계획(2024~2027년)의 2025년 이행 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이 결의안은 2000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결의안으로, 무력분쟁 지역에서의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과 피해자 지원, 분쟁 예방과 평화 구축 과정에서의 여성 참여 확대 등을 촉구한다.
주요 이행실적으로는 공무원 대상 성인지정책 교육에 여성·평화·안보(WPS) 내용을 포함한 점, 2025 APEC 여성 경제회의를 개최한 점, 여군 비율을 2024년 10.9%에서 2025년 11.2%로 증대한 점, 북한이탈 주민 1대1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한 점, 위안부 생존 피해자 건강·복지 지원을 확대한 점, 르완다 청년여성 직업훈련교육을 실시한 점 등이 포함됐다.
2024년 국가성평등지수 67.1점
2024년 국가성평등지수는 67.1점으로 2023년(65.0점) 대비 2.1점 상승했다. 국가성평등지수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우리나라 성평등 수준을 계량적으로 파악하고 정책 추진방향을 수립·평가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7개 영역 중 교육(95.7점)과 건강(91.5점) 영역의 성평등 수준이 가장 높았고, 의사결정(37.4점)과 돌봄(37.2점) 영역이 가장 낮았다. 소득(80.1점), 양성평등의식(76.3점), 고용(73.5점) 영역은 중간 수준이었다.
돌봄, 성평등의식, 의사결정 등 대부분 영역에서 전년 대비 점수가 상승했다. 돌봄 영역은 육아휴직 지원 확대 등으로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 및 가사노동시간이 증가했다. 성평등의식 영역은 '여성인권이 존중된다'는 인식이 증가했다.
의사결정 영역은 4급 이상 공무원 및 관리자 직위의 여성 비중 확대로 성별 대표성이 개선되고, 여성 장관 비율도 증가했다. 장관 비율 지수는 2023년 20.0점에서 2024년 38.5점으로 18.5점이나 상승했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성평등지수는 전국 17개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4등급으로 구분했다. 상위 지역은 서울, 대전, 세종, 충남, 제주였고, 하위 지역은 부산, 울산, 경북, 경남이었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지역 간 성평등 격차 해소를 위한 컨설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