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장관 정성호)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 시대를 맞아 정부와 대학이 함께하는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를 4월 20일 발족했습니다. 이 민관협의체는 유학생 비자정책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고 체계를 전환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협의회는 법무부 이진수 차관을 위원장으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전국 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한국교육개발원장, 이민정책연구원장,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 내·외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실무협의회는 출입국정책단장이 책임을 맡아 4월부터 8월까지 총 5~6회에 걸쳐 세부 논의를 진행한 뒤 8월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협의회 출범 배경에는 그동안 유학생 정책이 단순히 숫자 확충에만 치중했다는 반성이 깔려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 수는 급격히 증가해 2026년 3월 기준 32만 6385명을 넘어섰지만, 대학들이 내국인 학생 감소로 생긴 빈자리를 메우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주력하면서 유학생의 질적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수업에서 소외되거나 졸업 후 취업과 사회통합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에 법무부는 기존의 양적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전략적 질 관리'와 '졸업 후 기회 확대'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민관협의회가 논의한 비자제도 개선의 핵심 원칙은 '입국 전 엄격한 유학생 비자(D-2, D-4) 검증'과 '입국 후 유연한 관리'입니다.
첫 번째 원칙은 유학생이 한국에 입국하기 전 단계에서 대한민국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검증된 학생'을 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대학이 성장 잠재력을 가진 해외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되, 그에 따른 관리 책임도 강화합니다. 법무부는 유입 경로를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대학, 재외공관, 민간 유학원 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교육부 등 관계 기관과 협업해 학위와 학력 검증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다만 실제 학업 의지와 한국어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재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비자가 거부되지 않도록 해 우수 인재가 한국을 선택할 수 있는 유치 전략도 함께 마련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유학생이 입국한 이후 대학의 자율적인 관리와 학생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유학생이 공부를 시작해서 취업 후 정착까지 비자가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 비자 체계'를 설계합니다. 또한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다양한 학습 형태를 포용할 수 있도록 비자 유형을 다변화합니다. 대학은 유학생의 질적 수준을 관리하고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우수 유학생이 졸업 후에도 한국에 계속 머물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법무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21년 16만 3699명에서 2022년 19만 7234명, 2023년 22만 6507명, 2024년 26만 3775명, 2025년 30만 8838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2026년 3월 기준 32만 6385명에 달합니다. 학위별로는 학사 과정이 11만 7491명으로 가장 많고 석사 5만 1381명, 전문학사 3만 5308명, 박사 2만 1776명 순입니다. 한국어연수 과정은 8만 1773명입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12만 2734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7만 6284명, 우즈베키스탄 2만 2477명, 네팔 2만 324명, 몽골 1만 9284명 순입니다. 베트남 유학생의 경우 대다수가 유학 전에 2년간 어학연수 비자(D-4)로 머문 뒤 유학 비자(D-2)로 전환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오늘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 발족은 정부와 대학이 유학생을 핵심 인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공동 대응을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민관이 긴밀히 소통해 우수한 외국인 인재들이 대한민국에서 꿈을 펼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비자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이를 통해 민생경제가 되살아나도록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협의회는 앞으로 4월 착수회의를 시작으로 4~8월까지 실무그룹 회의를 개최하고 6월 협의회 중간보고를 거쳐 8월 최종 보고와 함께 제도개선 실행과제를 채택할 예정입니다. 이후 11월 외국인정책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에 안건으로 상정해 최종 정책으로 확정합니다. 이번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우수 외국인 인재의 한국 유치와 정착이 촉진돼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