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제28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열어 장애인 거주시설 내 인권 보호를 강화하는 종합대책과 올해 장애인정책 시행계획 등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성폭력 등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대응 방안과 함께,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장애인을 '복지 수혜자'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는 정책 기조 아래, 올해 장애인정책 시행계획 예산을 전년 대비 약 9% 증가한 7.0조 원으로 편성했다. 이 예산은 복지, 건강, 교육, 문화, 고용 등 9대 정책 분야에 투입된다.
지원 대상과 규모도 대폭 확대된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대상자는 전년보다 7,000명 늘어난 총 14만 명으로 확대됐으며, 시간당 제공 단가도 650원 인상된 17,270원으로 조정됐다. 중증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가산급여도 단가와 급여량이 함께 늘어났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통합돌봄서비스는 24시간 개별 1대1 지원, 주간 개별·그룹형 1대1 지원 등을 지속 제공하며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시행 3년차를 맞은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은 올해 33개 시군구에서 960명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된다. 정부는 법적 근거 마련과 바우처 시스템 개발 등 본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도 올해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참여하는 전국 사업으로 확대된다.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광역별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이 될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도 추진된다. 또한 췌장 장애를 새로운 장애 유형으로 신설해 췌장장애인에게 활동지원서비스, 장애수당, 의료비 지원 등을 새롭게 제공하기로 했다.
건강 분야에서는 올해 2월 발표한 '장애인 건강보건관리 종합계획'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정책이 추진된다. 권역재활병원 2개소(전북권, 충남권) 건립이 지속 추진되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센터 2개소도 단계적으로 개원해 의료 인프라가 확충된다.
교육 분야에서는 장애아전문·통합 어린이집을 2027년까지 매년 80개소씩 늘리고, 특수교사와 일반교사의 협력적 통합교육 선도 모델인 '정다운학교'를 올해 320개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중심의 장애인 평생교육 기반도 구축된다.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장애인 평생학습도시는 96개에서 102개로 늘어난다.
소득 지원도 강화된다. 올해 물가상승률 2.1%를 반영해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이 7,190원 인상되고, 장애인연금 선정 기준액도 2만원 올라 단독가구 기준 140만원이 된다.
장애인 공공일자리는 2,300명이 늘어난 35,846명으로 확대되며, 장애인 고용장려금 지급 대상도 함께 늘어난다. 장애인 고용장려금 지급 연인원은 76만 2,886명에서 81만 73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문화·체육 분야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반다비체육센터' 건립 지원금이 전년 대비 10억원 증액됐으며, 올해 신규 지원 대상 5개소가 선정됐다. 물리적 접근성이 개선된 '열린관광지'도 30개소 추가로 선정된다.
장애인 예술 창작·제작 활동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창작·제작 활동 지원 예산이 30억 4,800만원으로 늘어나고, 모두예술극장과 모두미술공간 등 장애 예술활동 지원 인프라 운영이 활성화된다.
이동·편의 측면에서는 계단이 없고 차체가 낮아 교통약자가 승·하차하기 쉬운 저상버스 도입이 지속 지원된다. 장애인 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 통합예약시스템에 참여하는 지자체도 지속 확대될 계획이다.
올해 1월 28일부터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설치·운영이 전면 시행됐으며, 제도 정착을 위한 모니터링 및 개선이 지속 추진된다.
한편, 이번 위원회에서는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예방 및 인권 강화 종합대책'이 보고됐다. 이는 최근 강화군 '색동원' 사건처럼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성폭력 등 중대한 인권침해가 반복 발생함에 따라 마련된 후속 대책이다.
정부는 지난 1월 30일 범정부 합동대응TF를 구성해 색동원 사건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 보호에 주력해왔다. 또한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경찰청, 지자체,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등이 합동 점검팀을 꾸려 1월부터 3월까지 전국 장애인거주시설 1,507개소 전체에 대한 인권침해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피해 의심 사례 33건이 발견됐으며, 현재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학대 여부를 판단 중이다. 이 중 폭행 등 8건은 수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기존 대책의 기본 방향을 유지하되, 사후 대응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기관별 분절적 대응에서 기관 간 통합 대응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첫째, 학대 조기 발견을 위해 점검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정형화된 점검에서 벗어나 기획·심층 조사 방식으로 전환하고, 민원 발생, 잦은 인력 변동, 행정처분 이력, 회계 이상 징후 등을 반영한 위험 요인 기반 중점관리시설을 선정해 수시 및 특별점검을 강화한다. 지자체, 경찰, 권익옹호기관, 전문 지원기관이 참여하는 합동점검도 정례화된다.
둘째,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단계적으로 기관을 확대해 합동점검을 지원한다. '사전 예방-신속 조사-피해자 보호 지원'으로 이어지는 대응체계가 강화되며, 피해장애인 쉼터의 기능 보강과 처우 개선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이 지원된다.
셋째, 거주시설 내 인권지킴이단의 독립성을 높이고 운영을 내실화한다. 기존 시설 운영자 중심의 구성을 지자체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자체 공무원, 경찰, 변호사, 공공 후견인, 인권단체 활동가 등 외부 단원의 직종을 다양화하고 비중을 늘린다.
넷째, 거주시설 인권보호를 위한 관계기관 협업체계를 강화한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권익옹호기관, 경찰서, 해바라기센터 등 전문 지원기관이 참여하는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학대 의심 사례 발생 시 신속한 수사 연계와 피해자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중장기적으로는 다인실 중심의 시설 구조를 소규모 생활 단위로 전환하고, 독립형 주거서비스, 의료 전문화 등 시설 기능을 재정립하는 구조적 개선도 병행된다.
장애인 편의증진 분야에서는 올해 1월 키오스크에 대한 장벽 없는(BF) 의무화가 전면 시행된 데 이어, 제도 정착을 위한 개발 활성화, 보급 지원, 홍보, 모니터링 등 후속 조치가 시행 중이다. 정부는 장애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차별과 불편을 더 적극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의 정책 우선순위를 반영한 편의 정책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에 진행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이행 실태조사'에서 조사 대상인 유형별 장애인을 확대하는 등 조사를 고도화하고, 장애인 당사자가 사회적 장벽(이동, 고용, 일상생활 등)으로 인해 느끼는 불편에 대한 의견수렴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편의증진 개선 분야를 발굴해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실적과 관련해, 2025년 전체 공공기관 1,030개소의 총구매액 73조 8,739억 원 중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액은 8,2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선구매실적 비율은 전년 대비 0.03%p 상승한 1.12%로, 법정 의무구매 비율 1.1%를 달성했다.
2026년에는 전체 공공기관 1,042개소의 총구매계획 70조 7,314억 원 중 우선구매 계획액이 9,643억 원으로, 비율은 1.36%로 심의·확정됐다. 공공기관별 상세 통계자료는 4월 말까지 보건복지부 누리집을 통해 공표될 예정이다.
김민석 총리는 “이재명 정부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기본적 권리 보장을 국정의 핵심과제로 추진해왔다”며 “장애인이 더 이상 복지 수혜자에 그치지 않고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강화군 색동원 사건에 대응해 국조실을 중심으로 합동대응TF를 구성해 지난 2달간 대책을 논의해왔다”며 “색동원과 같은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장애인 거주시설 학대 예방 및 인권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개최된 오늘 회의가 차별 없는 세상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장애인들이 일상 속에서 와닿는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는 장애인복지법 제11조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기구로, 장애인복지정책의 기본방향, 제도개선 및 예산 지원, 관련 부처 협조 사항 등을 심의한다. 위원장은 국무총리, 부위원장은 보건복지부장관이 맡으며, 당연직 위원 16명과 위촉직 위원 12명 등 총 28명으로 구성된다. 위촉직 위원 중 1/2 이상은 장애인 당사자로 위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