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나프타 수급 불안 속에서 주사기 사재기와 폭리를 막기 위해 강력한 규제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월 14일 0시부터 '주사기 및 주사침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를 시행하고,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동전쟁으로 나프타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필수 의료 제품인 주사기의 유통 과정에서 가격 상승과 공급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나프타를 의료용 플라스틱 원료 생산에 우선 배정해 주사기 생산 물량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지만, 일부 온라인 판매점에서 품절 사태가 발생하는 등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주사기와 주사침의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금지 대상 물품은 의료기기법상 주사기와 치과용주사기, 필터주사기, 인슐린주사기, 비멸균·멸균 주사침, 치과용주사침 등이다. 적용 대상은 이들 제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모든 사업자다.
구체적인 매점매석 판단 기준은 기존 사업자의 경우 2025년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5일 이상 보관하거나, 월평균 판매량의 110%를 초과해 판매하는 행위다. 신규 사업자는 제조하거나 매입한 날부터 10일 이내에 판매 또는 반환하지 않는 행위가 금지된다. 또한 동일한 구매처에 대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의 월평균 판매량을 초과해 판매하는 행위도 매점매석으로 간주된다.
식약처는 단속을 원활히 하기 위해 '주사기 및 주사침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누리집을 통해 신고를 접수한다. 신고는 식약처 대표 누리집(mfds.go.kr)의 '주사기·주사침 안정 공급 정보' 메뉴에 있는 신고센터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전화(043-719-1088, 1089)로도 가능하다. 신고된 내용은 법 위반 여부 점검과 고발 조치로 이어진다.
또한 식약처는 주사기 제조·판매 업체에 대해 생산량, 출고량, 재고량 등의 자료를 매일 제출하도록 명령했다. 제조업자는 생산량과 판매(출고)량, 재고량을, 판매업자는 판매량과 재고량을 보고해야 한다. 이 자료는 식약처 누리집에 매일 공개돼 국민들이 수급 상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명령을 위반하면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식약처는 제출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해 매점매석이 예측되는 경우 단속반을 통해 현장 조사에 나선다. 적발된 위반 행위는 보건복지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공유해 범정부 차원에서 엄중히 대응할 계획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주사기와 주사침은 의료현장에서 환자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 의료기기"라며 "위기 상황을 이용한 시장 교란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하고, 매점매석 등 위법 행위 적발 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등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고시는 시행일인 4월 14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반환 증가로 인해 과다 보관이 불가피하거나, 생산설비 증설 등으로 생산량이 급증한 경우, 또는 가격·수요 동향 등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매점매석 판단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