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국회 보험업법 개정안 17건 발의… 논의는 ‘제자리’

22대 국회 보험업법 개정안 17건 발의… 논의는 ‘제자리’

22대 국회 보험업법 개정안 17건 발의… 논의는 ‘제자리’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와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법안 수와 달리 심사 속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발의된 개정안 전부가 소관 위원회에 계류된 채 사실상 방치되면서, 시급한 민생 현안과 규제 혁신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24년 6월부터 현재까지 총 17건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제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회의 의결은 물론 소관 위원회 문턱을 넘은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3건이 소관위 심사, 4건이 소관위 접수 단계에 머물러 있어 발의만 이어질 뿐 실질적인 논의는 사실상 멈춰선 셈이다.
보험업법은 국민 실생활과 밀접하고 금융자본 건전성 규제와 직결되는 만큼, 심사 지연이 결국 금융소비자와 산업 전반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발의된 17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법인보험대리점(GA) 제재 합리화, 보험사기 차단, 카드납 허용 등 업계 현안과 직결된 법안이라는 점에서 심사 지연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 소비자 편익 법안, 국회 장기 체류
소비자 편익을 직접 높일 수 있는 민생 법안들이 장기간 계류 중인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 확대 관련 법안 2건은 각각 2024년 6월과 12월 발의됐지만 여전히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생명·손해보험의 카드납 비율이 평균 6.8%에 불과한 상황에서, 현금 부족으로 인한 선의의 보험료 미납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을 매 분기 안내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도 2025년 3월 발의 이후 논의가 멈춰선 상태다. 제도 개선이 늦어지는 사이 금융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정보 비대칭에 따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 보험사기 제재·건전성 강화 현안도 ‘대기’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규제 법안 역시 발이 묶여 있다. 보험설계사 자격 요건 강화 및 행정제재 신속화를 담은 법안 3건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법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보험사기 전력자가 영업 현장에 남아 추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성장한 GA 시장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임원 결격사유 확대 및 과징금 부과 근거 신설 등 판매채널 건전성 관련 법안들도 유사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실손의료보험과 건강보험 정책 연계 근거 마련 ▲보험사 자산운용 규제 합리화 등 산업 구조적 과제를 다룬 개정안들도 정무위 테이블에서 우선순위가 밀려난 모습이다. 손해사정사 자격 단일화, 파산선고자의 설계사 결격사유 삭제 등 자격 체계 정비와 직결된 법안들도 마찬가지다.
제21대 국회에서도 보험업법 개정안 65건 중 39건이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전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법안 발의에만 그치지 않도록 국회가 조속히 실질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제22대 국회 임기가 2028년 5월까지 남아 있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와 같은 정체가 이어질 경우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