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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넘어선 금융 사기범죄 “공공·민간 공조 시급”

국경 넘어선 금융 사기범죄 “공공·민간 공조 시급”

국경 넘어선 금융 사기범죄 “공공·민간 공조 시급”

금융 사기범죄가 국경을 넘어 산업화·지능화되면서 단일 국가의 단속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금융범죄예방협회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3회 금융범죄예방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초국가 사기범죄 대응을 위한 공공·민간 협력체계 구축’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금융위원회, 경찰청을 비롯해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영국 내무부 등 국내외 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 제3국 도피·첨단 기술 악용… ‘범죄 심화’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피싱 범죄 피해액은 2024년 1조7304억원에서 2025년 2조3755억원으로 급증했다. 유지훈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과 계장은 “대대적인 단속 이후 범죄 조직이 베트남 등 사법 공조가 어려운 제3국으로 거점을 옮기고, 10명 이내의 소규모 점조직으로 파편화돼 검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컴퓨터와 통신 환경만 있으면 국경 없이 범행이 가능한 점을 악용한 것이다.

첨단 기술 악용도 수사를 곤란하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유 계장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탈옥’해 불법적인 일을 지시하는 등 첨단 기술 악용이 심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악성 앱 등을 통해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자금을 빼가는 비인증 사기가 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사이버범죄 ‘상품화’, 신기술로 범죄 성공률 높여

글렌 프리차드 UNODC 사이버범죄 책임자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어려운 딥페이크 기법을 범죄 성공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러한 사이버범죄 도구가 서비스 형태로 거래되며 하나의 상품처럼 유통되고 있다”며 “비용만 지불하면 범행 도구와 서버 환경을 쉽게 대여받을 수 있는 지하 생태계가 굳건히 구축됐다”고 경고했다.

에블린 팡 영국 내무부 선임 정책자문관은 한 해 144억 파운드에 달하는 영국의 사기 피해액을 언급하며 “사기범들이 규제를 우회하고 있어 정부 혼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공공과 민간 부문이 서로의 강점을 인정하고 함께 강력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글로벌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당국 “일선 금융기관의 방어 노력 필수적”

국내에서도 금융당국과 민간 주도의 선제적 방어 체계가 가동 중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보이스피싱 정보 공유·분석 AI 플랫폼 ‘ASAP’은 출범 4개월 만에 21만4000건의 의심 계좌 정보를 금융권에 공유해 약 347억원 규모의 피해를 사전에 차단했다.

제도적 대응도 강화된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 탈취·세탁 사례가 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해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범죄에 악용된 가상자산 계좌의 즉각적인 지급 정지가 가능해져 신종 사기 대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무엇보다 일선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방어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훈 금융위원회 금융안전과장은 “전문적인 인프라를 갖춘 금융권이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범죄를 근절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가 지급 정지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무과실 책임 법제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안전한 거래 환경을 구축하는 데 금융권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사고 예방에 나서도록 실효성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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