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는 4월 8일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제본부' 회의를 열고 중동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거시경제·물가, 에너지 수급, 금융 안정, 민생 복지, 해외상황 관리 등 다섯 개 분야별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추가로 검토하는 자리였다.
김 총리는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구축해 전 부처가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네 가지 사항을 강조했다. 첫째,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당초 계획대로 국회에서 차질 없이 통과될 수 있도록 각 부처 장관들이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둘째, 대체항로 모색과 우회 수송에 따른 리스크(위험)를 미리 철저히 점검하고, 지역 정세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해운사 등 관련 업계에도 공유하라고 주문했다.
셋째, '탈(脫)나프타' 정책 등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이행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포장재 수급 불안이 식품 공급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나프타(석유화학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포장재가 조기에 확산·도입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넷째,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할 것을 강조하며, 가짜뉴스로 불안을 부추기거나 사재기로 공동체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각 실무대응반별 주요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이 보고됐다. 거시경제·물가 대응반(반장: 경제부총리)은 '전국민 공급망 핫라인'을 개설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기업과 국민의 제안을 실시간 접수·조치 중이며, 에너지 절약에 따른 소비 제약 가능성에 대한 보완방안도 빠르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만전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수급반(반장: 산업부장관)은 석유와 나프타 등의 수급 동향과 대응 방안을 보고했다. 석유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주요 산유국을 대상으로 한 외교적 접촉을 강화하고 홍해 통항을 지원하는 등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당일(4월 8일)부터 공공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를 시행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도 추진한다. 나프타는 추경 등을 통해 기업의 대체물량 확보를 뒷받침하고, 보건의료·필수산업·생활 필수품 등에 원료가 최우선 공급되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안정반(반장: 금융위원장)은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금융지원 프로그램 확대 준비 현황을 보고했다.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기관 24조 3천억 원, 민간금융권 53조 원 이상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지원 대상과 규모 확대를 선제적으로 검토·협의 중이다. 채권·자금시장 안정 프로그램(100조 원 이상)은 확대 방안을 이미 마련해 필요 시 즉시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산업계와 금융권 간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금융 애로를 청취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민생복지반(반장: 복지부장관)은 취약계층 보호와 민생 안정 지원, 의약품·의료제품 수급 대응 방안을 지속 추진한다. 복지 사각지대 조사(4월 6일부터 약 25만 명 대상)를 실시하고, 복지위기 알림 앱과 생활 밀접 기관을 활용해 감지망을 극대화한다. 소득·돌봄·먹거리 분야별로 다양한 생활 지원을 강화하고, 국민 일상과 밀접한 의약품·의료제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사재기·매점매석 방지를 위한 업계 자율규제를 유도하기로 했다.
해외상황관리반(반장: 외교부장관)은 급변하는 중동 정세를 보고하고, 재외 공관을 통해 확인한 주요 에너지 자원 수급 가능성 관련 현황을 공유했다. 중동전쟁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검토하면서 에너지 수급 다변화 방안과 기존 에너지 공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외교적 협의 현황도 논의했다. 국제사회와의 공급망 협력 및 우리 기업의 원활한 활동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유례없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국회와 국민의 결집된 힘과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