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분야에서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공정한 약관을 근절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함께 나섰다. 양 기관은 2026년 4월 8일 오후 2시 금융감독원 2층 강당에서 5개 금융협회와 81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금융 분야 불공정약관 개선을 위한 공동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등 5개 협회와 은행 46곳, 여신전문금융회사 23곳, 저축은행 2곳,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 10곳 등 총 81개 금융회사의 약관 업무 담당자 및 준법감시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2023년부터 매년 이 같은 공동 설명회를 열어 금융회사의 약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체 심사 역량을 강화하도록 유도해 왔다.
설명회에서 공정위는 금융회사 약관 담당자들이 약관 관련 법규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제 약관을 작성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약관법과 약관심사지침, 금융투자업 분야 약관심사 가이드라인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최근 약관심사 과정에서 자주 지적된 불공정약관 유형을 중심으로 약관 작성 단계에서 미리 주의해야 할 점들을 집중적으로 안내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약관을 통해 소비자와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고 금융상품과 서비스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관계 법령에 따른 약관 신고·보고 의무와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불공정약관 유형 및 실제 시정 사례를 공유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약관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불공정한 조항이 포함되지 않도록 사전에 점검하는 체계를 갖춰 줄 것을 당부했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이날 설명회에서 최근 지적된 주요 불공정약관 유형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금융회사가 고객의 서비스 이용을 중단·제한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사유를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으로 정해 고객이 예측하기 어렵거나 회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우려가 있는 조항이다. 둘째는 계약해지 사유를 마찬가지로 추상적·포괄적으로 적어 고객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경우다.
셋째는 서비스 변경이나 중단처럼 고객의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홈페이지 게시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만 통지하는 조항이다. 넷째는 금융회사의 고의나 과실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때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이다. 다섯째는 금융상품 비대면 계약 관련 소송의 전속관할을 소비자 주소지가 아닌 사업자 영업점 소재지 법원으로 정한 조항으로, 이는 2023년 7월 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위배된다.
설명회 발표가 끝난 후에는 금융협회와 금융회사 실무 담당자들이 평소 약관 제·개정 신고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직접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와 금감원은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금융 분야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금융업계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