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이 4월 2일 오후, KTX 개통 22주년을 맞아 철도 관련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고속철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청렴한 미래를 다짐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철도기술연구원, ㈜에스알의 대표들이 참석해 '국민께 신뢰받는 한국 철도의 미래를 위해'라는 슬로건 아래 청렴결의 선서문을 낭독하고 결의문에 서명했다.
홍 차관은 2004년 고속철도 개통 이후 22년 동안 철도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국민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고,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데 철도 관계자 여러분의 헌신이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고속철도가 물리적 거리를 줄였을 뿐 아니라 일자리와 문화 교류의 폭을 넓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홍 차관은 올해를 ‘고속철도 통합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말 KTX와 SRT의 교차운행이 시작된 것을 첫걸음으로 삼아, 이제는 ‘누가 운영하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얼마나 편리해졌는지’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 간 칸막이를 낮추고 하나의 유기체로 진정한 통합을 이루라”고 주문하며, 통합이 단순한 행정적 합병이 아닌 서비스와 시스템의 완전한 일원화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홍 차관은 안전이 모든 혁신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작은 탈선 사고 하나라도 국민의 신뢰를 크게 흔들 수 있다며,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기술 발전이 아무리 빨라도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각 기관이 현장에서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차관은 이날 청렴결의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기술이 아무리 앞서가도 청렴하지 못한 조직은 모래성과 같다며, 전관예우나 부패 같은 오래된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청렴 서약을 현장에서 반드시 이행해 달라”며, 공공기관으로서 청렴성을 항상 기본 가치로 내재화하자고 주문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철도에 ‘신뢰’와 ‘통합’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청렴결의대회에서는 철도 분야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종합 대책도 함께 논의됐다. 최근 다원시스 납품지연 사태에서 코레일과 다원시스 간 전관 유착 의혹이 불거지고, 철도공단의 전관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철도 유관기관들은 지난 1월 전관근절 TF를 구성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 TF는 총 4차례 회의를 거쳐 각 기관별 특성을 반영한 근절 방안을 마련하고 전문가 자문까지 완료했다.
이번 대책은 크게 6가지 분야로 나뉜다. 첫째, 데이터 기반 현황 진단을 위해 퇴직자의 재취업 업종과 직급·직렬 등을 전수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주기적으로 갱신한다. 이를 통해 패턴 분석을 하고 각 기관에 맞춤형 대책을 지속 발굴할 예정이다.
둘째, 전사적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기관별 전관근절 TF를 계속 운영해 매월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분기별로 협의체를 정기 운영해 추가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셋째, 불합리한 관행을 타파한다. 재취업한 퇴직자가 현장을 방문할 때 사전 등록을 의무화하고, 방문 목적을 기록하는 접촉기록부를 신설해 현직자와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한다. 퇴직자들에게는 공직자윤리법 준수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해 청렴 의식을 내재화할 방침이다.
넷째, 입찰·심사 제도를 정비한다. 수의계약 금지 기간을 법정 기준보다 늘려 재취업 업체의 경우 2년에서 3년으로 상향하고, 재취업 고용 확인 절차를 더욱 강화한다. 특히 철도공단의 심의 과정에서는 내부 위원의 참여 비율을 대폭 축소해 객관성을 높이기로 했다.
다섯째, 청렴교육을 내실화한다. 사례 위주의 교육을 도입해 실효성을 높이고, 입찰 평가 전에는 임원급이 주관하는 청렴교육을 시행한다.
여섯째, 제3자 감시제도를 강화한다. 청렴감시관, 옴부즈만, 내부신고 제도를 활성화해 감찰 기능을 더욱 촘촘하게 운영하기로 했다.
각 기관별로도 특화된 대책을 마련했다. 국가철도공단은 종합심사제의 내부위원을 대거 교체하고, 교체가 완료될 때까지 내부위원 비율을 축소해 퇴직자와의 유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차량 납품지연과 관련된 전관 유착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퇴직 후 3년 이내 재취업한 업체에 대해 직급별 감점을 신설해 최대 3점까지 페널티를 부과한다.
철도기술연구원은 형식승인 검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자를 배정하기 전에 개인 이력을 확인하고 이해 충돌을 사전 차단한다. 배정 후에는 청렴서약서를 제출하고 이해충돌 회피 의무를 부여한다. ㈜에스알은 입찰 시 퇴직자 재취업 여부를 경쟁업체 간 상호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도입해 제3자 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홍 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안전만큼이나 투명성이 중요하다”며 “오늘의 청렴 서약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반드시 실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철도 기관들은 이번 대책을 바탕으로 신속한 통합과 청렴 문화 정착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더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