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해외로 나가는 국민이 연간 3천만 명을 넘는 시대에 발맞춰 재외국민 보호 체계를 더욱 강화한다. 20일 서울에서 열린 제8차 재외국민·안전보장실무위원회에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해외 출국자 수를 고려해 사전 예방부터 위기 대응까지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핵심이다.
이날 회의는 외교부가 주재했으며, 행정안전부, 국방부, 법무부 등 24개 중앙부처와 기관의 실무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외교부는 최근 해외 출국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을 진단하며, 자연재해, 테러, 전쟁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재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연간 출국자 3천만 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존 보호 체계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회의의 핵심은 '재외국민 보호 5대 중점과제' 추진이다. 첫째, 사전 예방 체계 강화를 위해 여행 안전정보를 고도화한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국가별 위험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안전지도 앱을 개발·운영하며, 출국 전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안전 팁을 제공할 예정이다. 둘째, 위기 대응 체계 고도화로 재외국민 119 긴급연락체계를 강화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다국어 상담과 위치 추적 기능을 확대하고, 현지 공관과의 연계를 통해 신속한 구조를 지원한다.
셋째, 재외공관의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모든 재외공관장에 안전관리 책임제를 도입해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기적인 훈련을 실시한다. 넷째, 민관 협력을 확대한다. 민간 안전 서비스 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보험, 의료, 법률 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활용한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늘린다. 다섯째, 글로벌 안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미일 3국 협력과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강화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출국자는 이미 2천만 명을 넘어섰고, 올해는 코로나 이전 수준인 3천만 명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이러한 대책을 통해 재외국민 한 명 한 명이 안전하게 여행하고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터키 지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으로 재외국민 대피 작전이 잇따르면서 보호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한 해 동안 10만 명 이상의 재외국민에게 안전 정보를 전달하고 1천여 건의 구조 요청을 처리한 바 있다.
이 5대 과제는 단기·중장기 로드맵으로 세분화돼 추진된다. 단기적으로는 앱 개발과 훈련 강화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협정 체결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재외국민 보호법 개정을 검토 중으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체계성을 높일 방침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각 부처의 역할 분담을 재확인하며, 정기적인 실무 협의를 통해 실행력을 높이기로 합의했다.
해외 출국이 일상화된 요즘, 국민들의 안전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행정 조치가 아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실질적인 보호망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앞으로 외교부는 분기별 실무위원회를 통해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 시 추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민들은 외교부 홈페이지나 스마트여행 앱을 통해 최신 안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해외 여행과 출장을 늘리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다. 특히 청년층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 증가함에 따라 맞춤형 대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보호망 구축으로 '안전한 글로벌 한국인'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