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보험점검센터' 개인정보 수집 통로로…보험사·GA 연루 의혹


공식 기관을 가장한 허위 명칭이 소비자 개인정보를 빼내는 창구로 변질되고 있다. '보험점검센터'나 '보험분석센터' 같은 이름을 내세운 이들이 보험료 할인 혜택이나 보장 상태 점검, 환급금 조회를 빌미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수집된 정보는 이후 보험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이 활용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로 가공돼 영업망에 공급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명칭을 사용하는 기관이나 지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담센터', '분석관', '조정센터' 같은 용어를 붙여 소비자들이 공공기관이나 공식 보험기관으로 착각하도록 유도하는 게 전형적인 수법으로 알려졌다. 첫 통화 단계에서 이미 확보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보험료 수준과 가입 상품, 납입 기간 등을 확인한 뒤, 며칠 후 전문 담당자를 연결해 보험 리모델링이나 신규 가입 상담을 진행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과정이 단순한 스팸성 영업을 넘어 소비자 동의를 가장한 개인정보 거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수집된 정보는 가입 보험 종류, 보험료 규모, 납입 기간, 관심 보장 분야 등 영업에 필요한 항목으로 정리돼 GA나 원수사가 즉시 활용 가능한 형태로 가공된다. 업계에서는 보험사와 GA가 이 같은 DB 유통 구조를 사실상 인지하면서도 실적 확보를 위해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새 상품으로 전환하는 리모델링 영업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부 영업 현장에서는 고객DB 확보에 투입된 비용을 빠르게 회수하기 위해 충분한 분석보다 기존 계약 해지와 신규 계약 체결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상담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점검센터 등은 실체가 없는 허위기관"이라며 "실제 불법 마케팅을 벌이는 업체를 찾아내 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일부 중대형 GA에서 약 11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이 가운데 120명 이상은 보험증권번호와 보험료 등 민감한 보험계약 정보까지 해킹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 개별 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보험사와 GA가 출처가 불분명한 고객DB 활용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