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보험시장이 극심한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23년 거시경제 위축과 함께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한 불완전판매 사태가 연이어 불거지며 시장 전반에 신뢰 위기가 확산된 가운데,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연평균 15%대의 고성장 시대는 막을 내리고, 내실 중심의 질적 성장 시대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3년 시행된 신규 보험업법은 자본금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했으며,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RBC)의 단계적 도입도 병행되며 대형사 외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에 따른 데이터 현지화 요구는 중소형 보험사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기며, 재무적 위기에 직면한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선별 과정을 유도하고 있다.
은행을 통한 보험 판매가 2024년 신용기관법 개정으로 대폭 제한되면서 기존 주력 채널이 위축되고, 그 자리를 모바일 슈퍼앱과의 제휴를 통한 임베디드 보험 상품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MoMo, Grab 등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업은 젊은 소비자층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보험의 접근성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장 재편은 한국계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신규 진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2026년 이후 매물로 나올 현지 중소 보험사의 경영권 확보는 사실상 유일한 성장 로드맵이 되고 있다. 한국 보험사가 보유한 자본력과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한 구조조정형 인수는 시장 선점의 핵심 전략이 될 전망이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며 사적연금과 헬스케어 수요가 급증하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단순한 보험 판매를 넘어,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한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로의 진화가 요구된다. AI 기반 보상 시스템이나 e-KYC 도입을 통한 투명한 운영 체계 구축은 신뢰 회복은 물론, 지속 가능한 시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