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품었다… 종합금융그룹 전환 ‘분수령’
교보생명이 종합금융그룹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이정표를 확보했다.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 승인을 획득한 것을 바탕으로, 기존 보험 중심 사업 구조를 은행 영역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교보생명은 18일 금융위원회로부터 SBI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50%+1주’ 지분 인수를 완료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일본 SBI그룹(최상위 지배기업 SBI홀딩스)이 보유한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총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5월 지분 8.5%를 먼저 취득한 데 이어, 이번 승인을 기점으로 잔여 지분 41.5%+1주를 추가 매입해 총 50%+1주를 확보하게 된다. 자사주를 제외한 실질 의결권 기준으로는 약 58.7% 수준이다.
■ 인수 일정 앞당겨… 상반기 내 마무리
이번 인수는 지난해 4월 교보생명 이사회가 SBI저축은행 지분을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계획은 2026년 10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이었으나, 이번 승인으로 일정을 앞당겨 올해 상반기 중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운영 안정성을 고려해 당분간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당사의 보험 역량과 지방은행급 인프라를 갖춘 SBI저축은행이 만나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급’ 영업망 확보… 제도 변화 수혜 기대
이번 인수로 교보생명은 보험 중심 사업에 더해 자산 규모와 영업망 측면에서 지방은행에 준하는 금융 포트폴리오를 추가로 갖추게 됐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 14조5854억원 규모의 업계 1위사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5개 영업 구역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저축은행으로, 사실상 전국 단위 영업이 가능한 ‘은행급’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자산 20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을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한편, 대주주 지분을 5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자산 규모와 영업 기반, 지배구조 측면에서 이러한 제도 변화에 유력한 수혜 대상으로 평가된다.
■ 보험·저축은행 결합… 중금리·디지털 시너지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며, SBI저축은행을 통해 개인 소상공인 대상 중금리 대출과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보험사에서 대출 이용이 어려운 고객에게 저축은행 상품을 안내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는 보험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고객 상황에 맞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디지털 측면에서도 약 460만명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교보생명 앱(App) 이용자 298만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이용자 162만명을 합친 규모로, 이를 통해 MZ세대 고객 접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SBI와 20년 협력… 신사업 확장에 속도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2007년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이어온 동반자다. 과거 우리금융 인수 추진,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등 주요 사업에서 협력해 왔으며 2024년 7월부터는 토큰증권(STO) 등 미래 금융 시장에서도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SBI홀딩스가 교보생명의 지분을 확대하며 2대 주주에 오르는 등 양사의 결속력은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SBI그룹과의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신사업 전반에서 협력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