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국내 저축은행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가속도를 붙인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교보생명에 대한 SBI저축은행 대주주 변경 승인을 최종 결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보생명은 곧바로 SBI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41.5%+1주를 인수해 총 50%+1주를 확보,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한다. 총 거래 규모는 약 9000억원으로, 실질 의결권은 자사주를 제외하고도 58.7%에 달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 14조5854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등 5개 권역에서 영업망을 운영하며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적인 접근성을 확보한 유일한 저축은행으로 평가받는다. 이는 사실상 지방은행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것으로, 향후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대형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기조와 맞물려 유리한 입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교보생명은 기존 생명보험 사업과 금융 서비스 간 시너지를 전면에 내세운다. 보험 상품에 비해 접근성이 높은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과 소상공인 금융을 결합해 생산적 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교보생명의 약 298만 명 모바일 이용자와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162만 명을 합쳐 약 460만 명 규모의 디지털 고객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MZ세대 중심의 디지털 금융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 마련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협력은 이번 인수로 새 국면을 맞는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2007년부터 전략적 제휴를 맺어 왔으며, 우리금융 인수 시도와 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등 주요 사업에서 동반자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 SBI홀딩스가 교보생명의 지분을 늘려 2대 주주에 오른 것도 양측의 전략적 결속이 깊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보험사가 비은행 금융 부문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