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3월 10일 첫날, 하청 노조들의 교섭 요구 현황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발표했다. 이는 법의 취지를 현장에 빠르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오후 8시 기준으로 221개 원청 사업장(민간 143개소, 공공 78개소)을 대상으로 407개 하청 노조·지부·지회(총 81.6천명)가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교섭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법적 절차에 따라 당일 즉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 사업장은 한화오션, 포스코, 쿠팡 CLS, 부산교통공사, 화성시 등 총 5곳이다. 이들 원청은 공고를 통해 교섭 절차인 창구 단일화(여러 노조가 하나의 창구로 교섭하도록 하는 제도)를 개시하며 상생 교섭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는 하청 노조의 실질적인 교섭권 보장을 위한 개정법의 핵심 취지와 맞닿아 있다.
또한 이날 하청 노조 등으로부터 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총 31건 접수됐다. 교섭단위 분리는 원청 사업장에서 하청 노조가 독립적으로 교섭할 수 있도록 기존 단일 교섭단위를 나누는 절차다. 노동위원회는 먼저 원청의 '사용자성'(노무 관리 등 실질적 지휘·감독권)을 판단한 뒤, 현장 상황을 고려해 분리 여부를 결정한다.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하청 노조의 교섭권이 보장되고, 이후 해당 단위에서 창구 단일화가 진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앞으로도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 현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주기적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노사 간 신뢰를 쌓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교섭 의제에 대해서는 지방노동관서의 전담팀을 통해 밀착 지원을 펼친다.
현장에서 개별 교섭 의제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 등에 대한 유권해석 요청이 있을 경우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를 운영해 신속히 답변한다. 축적된 전문가 자문 사례도 주기적으로 공개해 현장 질서를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개정법 시행 초기 단계에서 정부의 총력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도 모범을 보인다는 입장이다. 공공부문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가 있을 경우 책임 있는 태도로 노동계와 충분히 소통·협의한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의 선도적 노사관계 모델을 구축, 민간부문으로 확산의 주춧돌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계는 대화가 제도화된 만큼 연대 가치 아래 산하 조직을 질서 있게 지도해 주시고, 경영계도 원하청 상생이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교섭요구 사실 공고와 교섭단위 분리 등 법과 절차에 따른 상생 교섭의 첫발을 내딛고 있는 만큼, 정부도 노동조합법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개정 노동조합법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정부의 첫 공식 집계 결과로, 하청 노조의 교섭권 강화와 원청·하청 간 상생 협력을 촉진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현장 지원단(문의: 서관범, 044-202-7693)을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