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권리의 날’ 앞두고… 금융민원 절반이 보험
3월 15일 ‘세계 소비자 권리의 날’은 소비자가 공정한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당하게 구제받을 권리를 되짚는 날이다. 약관과 설명, 사후 보상으로 완성되는 무형의 금융상품인 보험은 소비자 권리 보호와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험업권은 금융권 민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 민원은 약 6만3000건으로 전체 금융민원의 49% 수준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소비자 보호를 경영의 우선 과제로 삼고, 민원 감축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보험 민원은 보험금 지급 여부, 계약 유지‧해지, 불완전판매, 약관 해석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소비자가 기대한 보장과 실제 약관 적용 사이에 차이가 생기건, 지급 기준과 절차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쟁점은 ‘설명의무’다. 가입 당시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던 조항이 사고 이후 면책, 부담보, 고지‧통지의무 등으로 적용되면서 보험금 지급 여부를 가르는 사례가 많아지며 잦은 분쟁 상황으로 연결된다.
대법원이 2024년 12월 12일 선고한 판결(2022다200317)도 이륜자동차 운전 중 상해 부담보 특약이 포함된 계약과 관련해 보험설계사가 중요 사항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험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보험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3대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첫째는 ‘청약철회권’이다. 일반 금융소비자는 원칙적으로 보험증권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 또는 청약일로부터 30일 이내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청약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보험사는 철회 접수 후 3영업일 이내 보험료를 반환해야 한다. 또한 약관‧청약서 미교부, 중요내용 미설명, 자필서명 누락 등 이른바 ‘3대 기본지키기’가 지켜지지 않은 경우에는 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 계약 취소와 보험료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둘째는 ‘위법계약 해지권’이다. 보험사가 적합성‧적정성 원칙이나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을 위반해 계약이 체결된 경우 소비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5년 이내, 또는 위법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위법계약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셋째는 ‘자료열람요구권’이다. 분쟁조정 또는 권리구제를 위해 소비자는 판매 녹취, 계약서류 등 자료의 열람 또는 사본 제공을 요구할 수 있고, 보험사는 원칙적으로 6영업일 이내 열람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보험금 부지급, 해지, 설명 부족 등으로 다툼이 생기면 금융사 민원 제기 후 금감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2000만원 이하 소액사건은 분쟁조정이 끝날 때까지 금융회사의 소송 제기가 제한된다.
이외에도 보험사들의 자율적인 소비자 보호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보호 실천 결의대회 등을 통해 민원 절차 단축과 보험금 신속 지급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일부 대형 보험사는 법인보험대리점(GA)과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협약을 맺고 판매 위수탁 업무 관련 내부통제와 자율 점검, 민원 처리 및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는 보험사의 기본 책무”라며 “고객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소비자 권리 중심의 보호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