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흡의 종횡무진 세계사] 수학의 시선으로 본 부동산과 주식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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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역사는 인류 문명과 나란히 이어져 왔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는 세금과 토지 측량을 위해 산술과 기하학이 활용됐고, 고대 그리스에서는 공리와 증명의 체계를 통해 수학이 하나의 논리적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이슬람 세계와 유럽을 거치며 대수학과 미적분학이 발전했고, 근대에 이르러 수학은 자연 현상은 물론 경제 현상까지 설명하는 핵심 언어가 됐다.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 인공지능(AI)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경망과 딥러닝 역시 모두 수학적 모델 위에서 작동한다.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은 결국 수학적 구조를 계산하는 일이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바탕에는 언제나 수학이 자리하고 있다. 어쩌면 수학을 이해해야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닐지도 모른다.

수학은 단순한 계산 기술을 넘어, 복잡한 세계를 구조적으로 파악하게 하는 사고의 틀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정치·경제는 물론 일상까지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 곧 부동산과 주식 문제를 수학을 기반으로 한 경제학적 시각에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감정이나 체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 반복될수록, 변수와 구조로 접근하는 방식이 오히려 더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예일대학교 교수였던 어빙 피셔(Irving Fisher)는 경제를 직관이나 경험이 아닌 변수와 관계의 체계로 분석하며 인플레이션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교환방정식 MV=PY는 통화량(M)과 화폐 유통속도(V)의 곱이 물가(P)와 실질 생산(Y)의 곱과 같다는 항등식이다. 이 식이 보여주는 중요한 함의는 분명하다.

만약 통화량이 실질 생산보다 더 빠르게 증가한다면, 그 초과분은 결국 물가 상승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피셔가 강조한 핵심 역시 여기에 있었다.

통화가 생산을 앞지르는 순간, 가격 상승은 구조적으로 발생한다는 통찰이다. 이 사고는 이후 통화주의(Monetarism)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고, 시카고 학파의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이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을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경제를 서서히 잠식하는 질병으로 보았다.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은 통화량이 생산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데 있으며,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를 과도하게 확대하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듯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기대 인플레이션의 형성, 실질 임금 왜곡, 성장 둔화라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통화 정책으로 실업을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시도는 결국 인플레이션만 키울 뿐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프리드먼은 또한 인플레이션을 ‘보이지 않는 세금’으로 규정했다.

인플레이션은 현금 보유자의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저축 가치를 떨어뜨리며, 고정 소득자의 생활을 위축시키고, 자산 보유자와 비보유자 사이의 격차를 확대한다. 이러한 소득 재분배가 민주적 통제 없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는 특히 불공정하다고 보았다.

더 나아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가격 신호를 왜곡하고 장기 투자를 위축시키며 자본 배분을 비효율적으로 만들어 경제 구조를 약화시키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아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산업 구조를 끊임없이 전환하며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다.

기술과 제조 역량을 축적하면서 자본을 형성해 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업 자본의 확대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더 중요한 부의 원천처럼 인식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더 부유해졌다고 느끼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산 가치의 변화일 뿐, 국가 전체의 생산 능력이 확대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한편 일부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를 단순한 자산 관리 수단을 넘어, 본업을 대신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흐름도 나타난다.

직업을 통해 역량을 축적하는 과정보다 단기간의 수익 실현이 더 효율적인 선택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급격한 자산 가격 상승과 반복적으로 조명되는 성공 사례 속에서 형성됐다.

투자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거둔 사례는 널리 공유되지만, 그 이면의 변동성과 손실 위험, 장기적 리스크에 대한 성찰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실패는 쉽게 잊히고 성공은 과장되면서 기대는 점점 커진다.

그 결과 자산 가격 상승이 곧 성장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투자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성장의 본질을 대신하는 사고로 굳어지는 데 있다.

자산 증식이 노동과 생산을 통한 가치 창출을 압도하는 순간, 사회의 에너지는 장기 경쟁력보다 단기 수익에 쏠리게 된다. 자금이 연구개발과 산업 투자보다 부동산으로 집중되면 자본 배분 효율성은 떨어지고, 통화 증가가 생산 확대를 동반하지 못할 경우 물가와 자산 가격만 상승해 경제의 지속 가능성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오늘날 한국의 부동산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생산 기반이 충분히 확장되지 않은 채 통화와 자산 가격이 먼저 부풀어 오를 때, 그 끝은 인플레이션과 구조적 취약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프리드먼의 경고처럼, 인플레이션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경제 질서를 서서히 잠식하는 병과도 같다. 어쩌면 우리는 부동산과 주식, 가상화폐에 대한 과열된 기대 속에서 조금씩 균형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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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보험신문 ✓ 협약 승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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