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일상을 핑계로 수면이 ‘미뤄도 되는 일’처럼 취급되는 셈이다. 수면 부족은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생애주기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청소년기는 사춘기 생리 변화로 일주기 리듬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른 등교와 과제·학원 일정,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이 겹치면서 권장 수면시간을 채우기 어렵다.
성인도 사정은 비슷하다. 야근과 육아, 직장 스트레스가 이어지고,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이나 커피 등 고카페인 음료의 과다 섭취가 더해지며 잠을 설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통계에서도 수면 문제가 커지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기질성 수면장애(F51) 또는 수면장애(G47)로 급여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24년 130만8383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103만여 명에서 5년 새 약 26% 증가했으며, 50~70대에 환자가 집중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의료계는 스트레스 증가와 고령화, 불규칙한 수면 주기 등을 환자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한다.
수면 부족은 단순히 다음 날 졸림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면은 몸이 회복되는 핵심 시간으로, 특히 깊은 수면 단계에서 낮 동안 쌓인 미세 손상이 회복되고 관절·근육 주변 연부조직 재생과 염증 반응 조절이 이뤄진다.
반대로 수면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늘고,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하면 신체 전반의 스트레스 반응이 강화되면서 각종 질환 위험이 커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수면 부족이 누적되면 비만·당뇨·고혈압 등 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우울·불안과 집중력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며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 등 중증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일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면 부족이 개인 컨디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안전을 동시에 흔드는 위험요인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예방’을 강조한다. 카페인 섭취량을 조절하며, 주말을 포함해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본 수칙이 우선이다.
교대근무자는 총 수면시간을 ‘쪼개서라도’ 확보하고, 퇴근길 강한 빛 노출을 피하는 등 수면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잠자리에 들기 최소 1시간 전부터는 전자기기를 멀리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면 부족이 질병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을 통한 대비도 현실적인 선택지다. 만성질환으로 악화될 경우 실손의료보험과 건강보험의 진단·입원·수술 보장이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졸음운전이나 업무 중 부상은 상해·운전자 보장과 맞닿아 있다. 치료가 길어지면 의료비뿐 아니라 소득 공백 리스크도 커지는 만큼, 보장 공백이 없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계 관계자는 “잠은 줄여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 인프라”라며 “잠을 자도 피곤함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