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방지(AML) 분야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첫 번째 전문가 포럼이 공식 출범했다. 한국금융연수원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본관에서 ‘TPAC Honors를 위한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며,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권, 법조계 등 다방면 전문가 11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행사는 자금세탁방지 전문 인력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실무 역량 제고를 위한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TPAC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정책 방향을 바탕으로 개발된 등록민간자격으로, 2024년 도입 이후 2026년 3월까지 총 4회 시험이 치러졌고 2764명이 자격을 획득했다. 등급별로는 3등급이 1889명으로 가장 많았고, 2등급 753명, 1등급 119명, 최상위인 1+등급은 3명에 그쳤다. 포럼에서는 성적 우수자와 다수 합격자를 배출한 기관에 대한 시상도 진행됐으며, 개인 부문에서는 남영호 광주은행 팀장, 지상현 신한은행 부부장, 김시웅 경남은행 과장이 한국금융연수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기관 부문에서는 신한은행 자금세탁방지본부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기조 강연에서는 자금세탁 위협의 최신 양상이 집중 조명됐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정영기 변호사는 가상자산을 통한 범죄의 국제적 확산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자금 흐름 추적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초국경 대응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자금세탁방지연구소 정지열 소장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자금세탁 시도와 이를 탐지하는 머신러닝 기반 모니터링 기술의 진화를 소개하며, 기술 발전에 대비한 실무자의 역량 고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한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는 각각 실무 사례를 발표하며 AML 운영 모델의 차이점을 공유했다. 신한은행은 미국의 엄격한 제재 기준을 반영한 위험평가 체계와 STR(의심거래보고) 개선 방안을,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의 고속성과 익명성에 대응한 내부 감시 시스템을 소개했다. 금융위원회 하주식 제도운영기획관은 “자금세탁방지는 이제 규제 이행을 넘어 국가 금융 신뢰의 핵심 축”이라며, 전문 인력의 현장 적용력이 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연수원은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TPAC 자격 취득자 간 정기적인 교류를 추진하고, 뉴스레터와 레벨업 학습 콘텐츠를 통해 최신 동향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금융당국과 전문가로 구성된 ‘자금세탁방지 교육 자문단’도 설치해 자격제도와 교육 과정의 질적 관리에 나선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금융의 디지털화와 가상자산 확산 속에서 자금세탁 대응 인프라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